[건설부동산 풍향계]'살림살이도 어려운데' HUG, 사장 인선 작업 '원점'최종 후보 박동영 사퇴, 대위변재·보증손실 해결할 리더 부재 '장기화'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02 08:14:46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경영 정상화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체질개선을 이끌 새 사령탑을 선임하려고 했지만 인선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올해 예상 순손실만 2000억원을 넘어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인데 수장 공백마저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UG 신임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HUG는 지난 27일 부산 남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장 후보자 5명 중 박 전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의결했지만 그의 사퇴로 모든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 전 부사장이 자진사퇴한 이면에는 사전 업무보고 논란이 있었다. 박 전 부사장은 이달 6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부터 후보자로 선정됐다. 직후인 8일과 9일에는 HUG 임원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시간을 가졌다.
문제는 박 전 부사장이 후보자 신분이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후보가 1인으로 추려졌을 경우에는 내부 보고를 받는 게 용인된다. 하지만 당시에는 박 전 부사장을 포함한 5명의 후보군이 존재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사전 업무 개입을 이유로 박 전 부사장에게 질타를 쏟아냈다.
경영 정상화가 요구되는 HUG이지만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HUG는 지난해 '빌라왕' 등 전세사기가 급등하면서 대위변제액이 9241억원까지 늘어났다. 대위변제액이 늘어났지만 HUG가 회수한 금액은 2490억원에 불과하다. 대위변제액으로 인한 손실 규모만 대략 7000억원이다.
그 결과 HUG는 지난해 10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HUG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건 2009년 이래 13년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부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누적된 대위변제액으로 올해에는 당기순손실 규모가 2719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오기도 했다.
HUG의 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세보증 상품 가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UG의 보증배수(한도사용액/자기자본)는 지난해 9월 기준 54.4배다. 지난해 말 추정치는 59.7배로 법정 한도인 60배를 육박한다.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HUG는 보증배수가 60배를 상회할 경우 어떠한 보증상품도 제공할 수 없다.
분양보증을 제공한 사업장의 부실화 역시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이 HUG로부터 받은 '연도별·관리단계별 분양보증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관리단계가 '정상' 이하인 '관찰·주의·관리·경보' 사업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9곳으로 집계됐다. 전년(80곳) 대비 73.8% 늘어난 수준이다.
정상 이하인 시공사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정상 이하 관리단계 업체 수는 2021년 29곳에서 지난해 109곳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대위변제액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 속에 분양보증에서의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HUG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증권맨' 출신의 박 전 부사장을 선임해 경영 정상화를 이루려고 했던 HUG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대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전 부사장은 쌍용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뱅커스트러스트, 살로몬브라더스 등 외국계에서 근무했다.
삼성증권은 물론 IBK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에도 몸담았다. 특히 KDB대우증권 체제에서는 글로벌마켓부문 대표(부사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자본금 20억원을 들여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인 파인우드프라이빗에쿼티를 설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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