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공격적 DB 운용…적립금 절반 펀드 투자 삼성운용 등 복수 하우스 타깃…10개월만에 250억 추가 투자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06 08:24:3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가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의 펀드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말 DB 적립금(1000억원 안팎)의 절반 가량인 500억원을 위부위탁운용(OCIO)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해 수익률 제고를 노린다.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적극적인 운용 행태라는 분석이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가 퇴직연금 DB 적립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추가 납입키로 했다. 추가 납입 DB 적립금 규모는 250억원 안팎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퇴직연금 DB 적립금 중 일부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처음 투입한 이후 10여개월만에 투자 금액을 대폭 확대했다.
오비맥주는 퇴직연금 사업자인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자산운용 기존 사모펀드에 추가 DB 적립금을 납입하는 한편,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으로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을 포함한 복수의 종합자산운용사 OCIO 콘셉트의 사모펀드들을 제안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DB 적립금 추가 투자로 오비맥주가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입하는 DB 적립금 규모는 500억원대로 불어났다. 2021년 말 오비맥주 DB 적립금은 약 970억원. 작년 한해 DB 적립금 규모가 불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DB 적립금의 절반 정도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태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경우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에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라면서 "시장 변화에 맞춰 적립금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운용에 적극적인 외국계 회사가 모회사인 점이 DB 적립금 운용 방식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비맥주의 모회사는 벨기에 뢰번에 위치하고 있는 AB인베브(AB InBev)다. 2014년 AB인베브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이 보유하고 있던 오비맥주 모회사 투자목적회사(SPC) 지분을 58억달러에 전량 인수하면서 오비맥주를 산하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로 편입했다.
오비맥주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진두지휘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현재 AB인베브 출신 외국인이 담당하고 있다. 오비맥주 측은 복수의 퇴직연금 사업자 측에 연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 후 적극적인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목표치를 달성하는 OCIO 방식을 직접 주문했다는 전언이다.
오비맥주가 처음부터 DB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말까지 오비맥주는 DB 적립금 전체를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굴리면서 최근 3년 평균 연 2.9% 수익률을 달성해왔다. 같은 기간 기대임금 상승률은 4.3% 수준으로 DB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웃돌았다.
DB 적립금 운용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기업의 부채 비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책당국은 현행법 개정을 통해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DB 운용 법인에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하고 적립금 운용계획서를 작성케 함으로써 법인의 적극적인 DB 적립금 운용 독려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는 지난해 삼성운용 펀드에 DB 적립금 20% 가량을 태우면서 운용 전략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오비맥주를 비롯해 로레알코리아 등 외국계 회사들이 비교적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운용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DB 적립금 7500억원을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DB 적립금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해왔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DB 적립금 운용 전략 변화는 주로 연말에 집중되지만 일부 적극적인 법인의 경우 만기를 분산해 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캡티브 잡자…퇴직연금 사업자-계열사간 인력 교류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삼성물산 액티비즘 안다운용, 타 행동주의엔 '신중'
- 키움증권 퇴직연금 사업 나선다
- 퇴직연금 RA 수익률의 맹점
- [배당ETF 돋보기]미래에셋 미국배당+7%, 커버드콜 대장주 인기 꾸준
- 더퍼스트 2호점 개점 국민은행, 미래에셋 전문가 영입
- [운용사 배당 분석]일본계 스팍스운용, 11년만에 성과 공유
- '사랑의열매' OCIO, NH증권 수성 여부 촉각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다올운용, 삼성전자 이사 후보 '리스크 관리 미흡'
- [2분기 추천상품]글로벌 기술주 인기 여전 "저평가 테크기업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