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외부 세력 늘어나는' 밸로프, 투자자 물량 22% 육박③다수 FI·SI와 동거, 엑시트 따른 주가하락 위험도 부담
김소라 기자공개 2023-03-07 07:54:1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게임 유통사 '밸로프'의 지배력 변수가 커지고 있다. 이미 벤처금융과 기업 등 외부 투자자 지분이 19%에 달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계기로 새로운 주주까지 합류했기 때문이다. 모두 합하면 신재명 대표 지분과 맞먹는다. 향후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될 경우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밸로프는 2일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게임 개발사 '네오위즈'를 대상으로 191만4771주를 신규 발행했다. 주당 1395원에 발행, 총 26억7100만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발행 물량 전량은 전매제한 조치에 따라 한국예탁결제원에 1년간 보호예수된다. 이는 기발행주식 대비 3.9% 물량이다.
이번 유증으로 밸로프의 지배력 리스크는 더 심화됐다. 절대적인 신주 발행 규모가 크진 않지만 기존에 이미 여러 FI(재무적투자자)·SI(전략적투자자)에게 지분이 분산돼 있던 탓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기관투자자 지분은 18.43%에 육박한다. 구체적으로 '위메이드이노베이션'과 문태식 카카오VX 대표가 각각 5.52%, 5.13%, '키글로벌홀딩스'가 7.77% 물량을 들고 있다. 유증으로 새롭게 합류한 네오위즈 지분을 더하면 전체 투자자 지분은 22.2%까지 늘어났다.
아울러 지분이 5%를 넘지 않아 공시 의무가 없는 투자자 물량도 고려하면 그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상장 전 기투자자인 'HUAYI-IDV 글로벌콘텐츠 투자조합(HUAYI-IDV 투자조합)'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후 4%대 지분을 수중에 넣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인 백승택씨는 지난해 11월 30일 기준으로 현재 4.98%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 측 지분은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재명 대표는 지난달 기준 총 1144만6923주(23.91%)를 갖고 있다. 동시에 등기임원인 김정일 CTO를 비롯한 계열사 임원직을 맡고 있는 강정환 전 이사가 각각 245만4117주(5.13%)를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물량 대비 높지 않은 신 대표 지분을 특수관계인들이 받쳐주는 그림이다. 이들은 모두 상장 이후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는 등의 활동은 펼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유증은 대주주 지분을 희석시켜 지배 기반을 더욱 약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증으로 신주 물량이 추가 발행되며 신 대표 지분은 22.9%로 낮아졌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고려한 최대주주 전체 지분은 34.16%에서 32.85%로 줄었다. 현 지분에선 추후 밸로프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진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별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결의된다.
밸로프 관계자는 "스팩 합병으로 인한 지분 희석과 기존 개인 주주들이 일부 주식들을 매도함으로 인해 5% 이상 주주들은 많지 않고 네오위즈 또한 5%가 되지 않는다"며 "우호지분을 포함해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고 필요하다면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준비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더불어 향후 기관투자자의 엑시트(자금 회수) 시도에 따른 부담도 있다. 5% 이상 주주 물량이 현재 총 19%에 달하는 만큼, 출회될 경우 주가 하방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에 따른 락업(보호예수) 해제도 일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관투자자 물량의 보호예수는 해제됐고 위메이드 이노베이션은 오는 5월부터 매매가 가능해진다.
밸로프 주가는 최근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스팩 합병 상장 당시와 비교해 낮게 형성돼 있다. 합병 상장 당일인 작년 10월 31일 종가 1410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2일 종가 기준 1404원에 그쳤다.
밸로프는 내부적으로 주가 방어를 고민하고 있다. 밸로프 관계자는 "블록딜이 필요한 주주들이 있다면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매칭을 시켜줄 생각"이라며 "주주와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기업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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