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네오위즈 맞는' 밸로프, 일본시장 강화+현금 보충 '일석이조'①해외법인 M&A 동시 추진, IP 리퍼블리싱 역량 제고
김소라 기자공개 2023-03-03 08:02:14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 유통사 '밸로프'가 '네오위즈'를 신규 주주로 맞이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이 계약과 더불어 네오위즈의 계열 법인을 새롭게 가져오는 전략도 짰다. 일본 시장 강화와 동시에 인수합병(M&A)으로 빠져나간 현금을 일부 보충하는 그림이다.밸로프는 게임 개발사 네오위즈를 대상으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신주 191만4771주를 발행해 26억7000만원을 수혈하는 거래다. 신주 발행가액은 1395원으로 27일 종가(1418원) 대비 약 1.6% 낮다. 유증 자금은 내달 2일 납입될 예정이다.
이번 유증은 자금 조달 보단 사업 협력 강화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기존에 출시된 게임을 토대로 재가공해 다시 유통하는 리퍼블리싱(재발매) 사업을 주력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네오위즈가 보유한 여러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유증 전에도 네오위즈 게임에 대한 리퍼블리싱을 진행해 왔지만 이를 보다 확대하는 차원에서 투자 유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밸로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만큼 현재 현금 보유 차원에선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며 "유동성 확충 측면에서 유증을 결정했다기 보단 IP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어진 행보에서 이같은 전략이 잘 드러난다. 밸로프는 이달 초 일본에 거점을 둔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업체 'G.O.P' 인수를 결정했다. 총 100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가져오는 거래다. 지난 1일 계약금 40억원을 지급했고 이날(28일) 잔금 60억원을 치르면 양수 계약은 마무리된다. 잔금은 전액 금융기관 차입으로 충당한다.
눈에 띄는 점은 G.O.P의 기존 최대주주가 네오위즈인 부분이다. 네오위즈는 마찬가지로 일본에 위치한 게임 퍼블리싱 자회사 '게임온'을 통해 G.O.P를 100% 지배해왔다. 하지만 이번 게임온과 밸로프간 양수거래로 올해 1분기부터 G.O.P는 연결 범위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G.O.P를 밸로프 아래에 놓고 네오위즈는 밸로프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형태다.
이 가운데 유증은 M&A 과정에서의 자금적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밸로프가 G.O.P 인수를 위해 사실상 네오위즈에 100억원을 납입한 상황에서 유증을 통해 자금을 보충하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실제 인수 자금 중 40억원만 보유 현금을 활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증 자금으로 어느 정도 유동성을 재확충하는 셈이다.
밸로프는 이번 M&A를 계기로 일본 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도 100% 자회사인 'VALOFE Global Limited' 아래에 일본 법인 '밸로프재팬'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밸로프재팬에서 보유하고 있는 게임 IP가 많지 않아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향후 G.O.P를 통해 리퍼블리싱 게임풀을 확대하고 현지 게임 서비스를 보다 원활히 운영한다는 목표다.
2007년 설립된 밸로프는 프리챌, 네오위즈, NHN 출신의 신재명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스팩합병 상장했다. 등기임원인 김정일 CTO 역시 신 대표와 마찬가지로 네오위즈, NHN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밸로프 전체 매출액의 약 43%(100억원)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중국, 동남아, 일본, 북미, 유럽 등 전세계 시장에 게임을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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