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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의 '탈카카오' 행보…'탈중앙화'로 나아간다 카카오, GC로서만 클레이튼 운영 관여…조직 커진 재단의 수익 창출 숙제 남아

노윤주 기자공개 2023-03-09 12:54:3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이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탈중앙화를 선택했다. 기존에 카카오 자회사 크러스트가 담당하고 있던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모두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관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 달성할 목표를 담은 '비전맵'을 공개했다.

클레이튼 재단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 자회사인 크러스트와 지분, 재무적으로 전혀 연결돼 있지 않은 독립 법인이다. 비영리재단으로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사업을 재단으로 이동하면서 '탈(脫)카카오'를 하는 모양이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로서는 할 수 없었던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하면서 클레이튼 생태계를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논란이 됐던 인플레이션, 재단 보유 물량(리저브)1 등 내용을 개선해 운영사와 투자자 사이 벌어졌던 갈등을 봉합할 예정이다.

◇예비 물량 대다수 소각…토크노믹스 개선해 가상자산 가치 제고 최우선

6일 클레이튼 재단은 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클레이튼 블록체인 운영 방안을 밝혔다. 최근 클레이튼 관련 계열사들은 조직개편과 인력이동을 진행했다. 크러스트 내 가상자산 사업 인력이 클레이튼 재단으로 소속을 변경하는 게 핵심이었다.

클레이튼 재단은 한정된 기업이 검증인(거버넌스 카운슬·GC)으로 참여하던 허가형 구조에서 누구나 GC로 참여할 수 있는 비허가형 구조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탈중앙화로 운영 구조를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빠른 개발과 의사결정을 위해 허가형을 선택했었다"며 "지난해부터 탈중앙화 가능한 단계라고 판단해 비허가형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사인 크러스트 신뢰 문제를 제기한 커뮤니티 목소리도 반영했다. 클레이튼은 이날 재단의 역할은 GC가 주요 이슈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결정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이사장은 "물론 재단이 필요한 업데이트 사안을 먼저 제안하기도 할 것"이라며 "재단이 멋대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유통 및 활용 계획인 '토크노믹스'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가상자산 클레이(KLAY)는 최초 100억개가 발행됐다. 이후 정해진 인플레이션 비율에 따라 약 10억개를 추가 발행, 지금까지 총 110억개를 공급 중이다.

110억개 중 실제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클레이는 30억7300만개 상당이다. 클레이튼 재단은 GC 투표를 통해 52억8000개 클레이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미유통 클레이 수량의 73%에 달하는 양이다. 남은 20억개는 클레이 가치 제고에 사용할 예정이다. 만약 3년 내 사용처를 특정하지 못하면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클레이튼은 인플레이션 수량이 없어도 플랫폼 자체 수익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조일현 클레이튼 마케팅 총괄은 "일부 서비스들과 소통해 자체 토큰 대신 클레이를 직사용 하는 방안을 얘기하고 있다"며 "생태계 수수료(가스비)로 클레이를 활용하게 하고 이 가스비를 소각해 가치 제고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

◇카카오와 이별은 아냐…비영리 단체가 맞딱드린 수익 창출 숙제

사업이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어간 만큼 클레이튼 블록체인이 카카오와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서상민 이사장은 "외부서 보는 것과 다르게 카카오와 거리두기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카카오 자회사로서 국내서 할 수 없는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사업을 재단으로 이관해 조금 더 과감히 도전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와 계열사들은 사업 및 개발에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서 이사장은 "카카오가 처음 클레이튼을 시작한 게 맞고 인큐베이팅을 리딩한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카카오 공동체 기업들은 GC로서만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혀 관련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비영리단체인 클레이튼 재단은 조직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을 내야 하는 숙제에 봉착했다. 현재 약 50명이 싱가포르, 한국, 아시아 전지역에서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당장은 재단 운영 자금인 '파운데이션 펀드'에 의존한다. 서 이사장은 "재단의 수익 창출 측면에 공감하고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소셜 플랫폼을 포함해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이윤호 비즈니스 및 거버넌스 총괄은 "블록체인 산업은 누군가 앞서 리딩하는 게 중요한 시장"이라며 "재단은 유망한 분야에 진입해 초기 길을 닦고 개척해준다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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