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배당성향 60%' 제일기획, 주가 부양 현주소는①52주 신저가 기록...추가적인 주주환원책 마련 나설지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10 07:44:25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기획의 주가가 연속해서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회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도 당기순이익의 60% 이상을 환원하는 높은 배당성향에 과감하게 베팅했지만 일궈 놓은 고배당 정책에 비해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탓이다.새삼 과거 제일기획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주목된다. 제일기획은 주가 하락의 변곡점마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해 왔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기도 했던 이벤트였기에 이번 하락 국면에서도 다시 꺼내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배당성향, 2016년 34%→ 2017년 60%
지난해 제일기획의 배당성향은 60.1%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지급하는 비율을 말한다. 제일기획은 2021년 배당성향 60.6%를 보인 데 이어 올해도 높은 수준의 배당금 지급 비율을 나타냈다.
제일기획의 배당성향은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늘어왔다. 당시 회사는 공정공시를 통해 배당성향을 60%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회사의 배당성향은 2016년 34.4%를 기록하다가 이듬해 25.6%포인트 증가한 바 있다.

배당의 매력이 크게 오른 셈이다. 제일기획은 배당 수익률 역시 준수한 편이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이다. 지난해 제일기획의 배당 수익률은 4.8%로, 국내 광고 업계 1, 2위를 다투는 이노션보다 높다.
문제는 제일기획의 주가가 2만원대를 밑돌면서 고배당 정책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7일 종가 기준 제일기획의 주가는 1만9650원으로,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주가가 2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도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광고 회사 중에서도 유독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제일기획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55배로 이노션(13.19), 오리콤(14.95배)에 뒤처진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1.59배로, 1.65배 수준인 다른 경쟁사들에 못 미친다.
◇2015년까진 자사주 매입 주로 활용
제일기획이 느낄 답답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업이 흔히 시행하는 주주친화 정책에는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도 있다. 제일기획의 경우 2012~2015년 당시 '자사주 매입' 카드를 4년 연속 주주환원책으로 활용해 왔다.
효과는 있었다. 예컨대 제일기획이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690만주를 취득한다고 밝힌 2015년 당시 회사의 주가는 2만3000원까지 올랐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그해 연초 1만7000원선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다시 제궤도에 올려 놓는 데 기여했다.

다만 이때를 이후로 회사의 주주친화 정책은 배당으로 돌아섰다. 앞서 언급한 배당성향 60%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지난 1월에도 공시를 통해 "2024년까지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60% 내에서 배당하겠다"고 밝혀 주주친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의 응답을 얻기 위해 추가적인 움직임도 기대된다. 일단 회사는 사업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DTC(자사몰) 마케팅 등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하고 인수합병(M&A) 등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신흥시장 확대에도 팔을 걷고 나섰다. 제일기획은 지난달 아프리카 모로코에 마그레브 법인을 설립했다. 인터넷 사용자 증가와 함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마그레브 지역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이라며 "보수적인 광고비 집행 기조 속에 상승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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