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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 모니터]삼성SDI, 빛 발한 수요 기반 재고관리 전략재고 증가에도 운전자본 부담↓, 무리한 증설보다 수익성 위주

이민우 기자공개 2023-03-14 13:04:4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8: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재고자산이 증가했음에도 운전자본 부담은 오히려 줄었다. 재고자산 가운데 완제품이 빠르게 감소한 반면 원자재와 부품인 원·부재료와 미착품(주문했으나 도착하지 않은 원료) 등이 늘었다.

이는 2차전지 등 완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주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무리한 증설보다 수주에 근거해 생산계획을 짜는 등 수요에 근거한 재고관리 전략이 빛을 발했다.

◇7000억원 늘어난 재고, 매출전환은 10일 더 빨라져

삼성SDI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3조200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7000억원 늘었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보통 생산과정에 투입돼 묶이는 돈,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삼성SDI는 경우가 달랐다. 오히려 전년도 4.9회였던 재고자산회전율이 지난해 5.6회로 개선됐다. 지난 1년간 재고자산이 매출로 전환되는 횟수가 더 늘었다.

재고자산회전율 개선에 따라 재고자산회전일수 역시 빨라졌다. 재고자산회전일수는 재고자산이 매출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짧을수록 운전자본 부담을 덜 수 있다. 삼성SDI는 2021년 74.5일에서 지난해 65.2일로 줄었다. 10일 더 빨리 매출로 변환시킨 셈이다.

삼성SDI는 재고자산 증가폭보다 매출 및 매출원가가 늘어난 규모가 더 컸다. 매출원가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가로 매출에 비례하는데 지난해 매출원가 증가율은 51.8%, 재고자산 증가율은 28%다. 증가한 재고에도 회전율 등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는 삼성SDI가 예상 수요와 판매실적 확대에 맞춰 재고자산을 관리했다는 뜻이다. 매출에 부합해 재고를 운영하면 평가손실 위험성도 낮아져 영업이익 향상에 도움이 된다. 맹목적인 설비 확대보다 철저히 수요에 입각한 증설과 생산능력(캐파, CAPA) 확대를 추진한 삼성SDI의 수익성 위주 전략 성과다.

◇완제품 비중 급감, 원·부재료는 급증…대규모 추가수주 신호?

삼성SDI의 재고자산 세부항목을 보면 수주 확대에 근거한 행보를 볼 수 있다. 2차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의 재고자산에서 제품 비중과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다. 완제품 배터리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분기 에너지솔루션 재고자산 중 제품 비중은 22.3%였다. 규모도 5000억원을 넘었다. 그러나 2~3분기 들어 제품 규모는 4000억원대로, 비중은 12~15%로 급감했다. 4분기에는 규모가 2900억원, 비중이 9.9%로 더 크게 줄었다.

반면 원자재 보유 및 주문량을 반영한 원·부재료, 미착품 비중과 규모는 같은 기간 크게 늘었다. 1분기 9000억원 상당이었던 원·부재료와 미착품은 2~4분기에는 1조5000억원 내외까지 확대됐다. 비중 역시 39.4%에서 50% 수준으로 증가했다.

제품의 급감과 원·부재료 급증은 대규모 추가수주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완성차 업체 등 전방 고객사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제품의 소진 속도가 빨라졌고 이에 대응해 캐파를 늘리기 앞서 원·부재료를 추가 확보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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