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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네이버, 변대규 의장 체제 '한 번 더'…총 9년 재임소유와 경영 분리 '상징성'…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 재임 기간 등에 독립성 '미흡' 지적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3-03-14 13:04:3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7: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변대규 의장을 추천했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변 의장 체제 이사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 이사회는 2017년 3월부터 약 9년 동안 변 의장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네이버에게 있어서 변 의장의 상징성은 크다. 네이버는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후임 이사회 의장으로 변 의장을 택했다. 변 의장이 선임된 이래 네이버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체제를 유지해왔으며 이는 오늘까지도 이어져왔다.

그러나 이사회 독립성이 제고됐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내이사와 유사한 성격을 띠는 데다 변 의장의 재임기간도 너무 길어서다. 실제로 변 의장은 네이버 이사회의 주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적이 거의 없다.

◇네이버 이사회, 변대규 의장 체제 9년 이어진다

10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달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6 네이버 그린팩토리 2 층 커넥트 홀에서 제 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네이버는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포함한 2022년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기타비상무이사에 변대규 의장을 재선임하는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변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이 특히 눈에 띈다. 네이버는 정기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승인되면 그 직후 이사회를 열어 변 회장을 의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는 3년으로 2026년 3월까지다. 재선임될 경우 변 의장이 네이버 이사회를 이끄는 기간은 모두 9년이 된다.
네이버 주주총회소집공고
네이버는 변 의장을 놓고 “벤처 1세대로서 진취적인 벤처정신과 해외 진출 추진력,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 역량을 높이 평가받아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며 “다양한 사내·사외이사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네이버 이사회가 발전하는 데 상당히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변 의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제어계측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SK텔레콤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다. 또 1998년부터 2014년까지 휴맥스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회사를 이끌고 지금은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자 휴맥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네이버 이사회에서 변 의장의 존재감은 크다. 네이버는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 △리더십&보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변 의장은 이 가운데 리더십&보상위원회 위원장과 ESG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리더십&보상위원회는 CEO 등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위원회로 변 의장을 포함해 사외이사 2인으로만 구성돼 있다.

변 의장이 지닌 상징성도 적잖다. 네이버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시대를 변 의장을 기점으로 열어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네이버는 1999년 이해진 GIO 등이 차린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시작했는데 이 시기부터 2009년까지를 1기, 2009년부터 2017년까지를 김상헌 전 대표와 이해진 GIO가 이끈 2기로 분류할 수 있다.

3기는 이해진 GIO가 대표와 이사회 의장에서 모두 물러나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시기로, 한성숙 전 대표와 변 의장이 열었다. 한 대표는 2022년 3월 물러났지만 변 의장 체제는 지금까지 이어져 지금은 최수연 대표이사가 합을 맞추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변 의장이 오랜 기간 축적된 사업능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문의 주요 의사결정을 리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립성 확보 ‘미흡’ 시각도

네이버의 판단과 달리 변 의장이 이사회 독립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2020년 3월 네이버 정기 주총에서 변 의장이 기타비상무이사에 재선임될 당시 기관투자자 8곳 가운데 5곳이 반대표를 던졌다.

출처: 한국ESG기준원, 네이버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결과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BCI), 미국의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미국 2위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등이다. 이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변 의장의 재선임에 반대했다.

그러나 2019년 말 기준으로 네이버 지분을 11.52% 들고 있던 국민연금공단 등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네이버는 원안대로 변 의장을 재선임할 수 있었다.

실제로 변 의장은 2020년 3월 재선임된 이래 2022년 상반기까지 네이버의 중요 의결사항 가운데 단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진 적이 없다.

박나온 한국ESG기준원 지배구조(G) 파트장은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유사한 성격”이라며 “사외이사는 6년 이상 재임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기타비상무이사는 이런 제한도 받지 않기에, 애초에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와 분리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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