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건기식 열전]롯데 품 안긴 빅썸,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 확장 겨냥그룹 신성장 테마 'H&W' 확대 구심점 가능성, 건기식 소재 R&D 박차
이우찬 기자공개 2023-03-20 08:19:52
[편집자주]
2020년 7월 닻을 올린 맞춤형 건기식 시범사업이 4년차를 맞았다. 현재 법제화가 추진 중인 가운데 가파르게 성장하는 건기식시장에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문화(self-medication) 확산과 맞물려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 추세다. 유전자 분석 등 고도화된 기술을 업고 맞춤형 건기식시장에 뛰어든 각 기업 사례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8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작년 빅썸바이오(빅썸)를 전격 인수했다. 식품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 품에 안긴 빅썸은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H&W(health&wellness) 사업 본격화를 위한 신호탄으로도 평가된다. R&D(연구개발)·유통 플랫폼 전문으로 기획, 마케팅, 제조·운영 역량을 보유했다. 건기식으로 성장해 장기적으로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빅썸은 맞춤형 건기식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주목받던 업체였다. 롯데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일찌감치 건기식 소분·판매 규제 특례 대상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특례 대상 업체로 선정된 곳은 풀무원건강생활·코스맥스엔비티·아모레퍼시픽 등 7곳 뿐이었다.
◇'핏타민(Fitamin)' 론칭, 4000여편 SCI 분석 알고리즘 구축
빅썸은 2021년 10월 맞춤형 건기식 앱 플랫폼 '핏타민(Fitamin)'을 론칭했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약사와 1:1 개별 상담을 토대로 개인별 최적화된 하루 1팩의 건기식을 추천한다. 약학·영양학 전문가들이 4000여편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를 분석해 FAP(Fitamin Algorithm by Pharmacists)를 구축했다. 자체 알고리즘이 탑재된 설문이 약사와의 상담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100만가지 조합 중 개인 최적화 제품을 추천한다.
FAP를 토대로 소비자 정보를 수집해 약사 상담을 거친다. 개인정보(나이·성별·키/몸무게·건강목표), 생활습관(식습관·흡연/음주·운동·휴식), 위험체크(섭취약품·질병·건강위험신호·과다섭취) 등 12가지 항목을 분석한다.
폭넓은 전문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한 점은 핏타민의 경쟁력으로 분석된다. 창업자 박지예 대표는 임상영양학을 전공했고 대웅제약, KT&G 등에서 18년 동안 일하며 건기식 사업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핏타민 서비스를 기획하고 총괄한 킥더허들의 박진환 대표는 중국 칭화대 생명공학과 출신이다. 킥더허들은 롯데칠성 이전 최대주주였다. 김병주 '참약사' 체인약국 대표도 자문한다. 빅썸은 참약사 소속 약국과 제휴한다.
빅썸은 약국 90곳에서 맞춤형 시범사업 서비스를 진행한다. 시범사업 업체 중 최다 매장수를 보유한다. 올해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다. 빅썸 관계자는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올해 론칭하겠다"며 "소비자 직접 의뢰(DTC) 유전자 검사 도입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롯데와 구상하는 시너지는
빅썸과 롯데칠성은 R&D와 제품 개발에서 시너지를 노린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 테마 중 하나로 H&W를 선정했다. 작년 하반기 롯데중앙연구소에 H&W부문을 신설했다. 건기식 관련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롯데칠성에서 마케팅본부장을 지낸 여명랑 상무가 부문장이다. 여 상무는 부산여대 식품영양학 석사학위를 얻었다.
롯데칠성은 빅썸 인수로 중장기 사업 다각화를 위한 건기식 포트폴리오 확대를 본격 추진한다. 빅썸 주도로 건기식 소재 확보에 나서고 롯데칠성과 협업해 기능성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칠성사이다 플러스' 같은 사례다. 이 제품은 건기식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배변활동, 식후 혈당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이섬유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성분을 포함한다.
롯데칠성은 "전 생애 주기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소비자 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빅썸은 제품 개발을 뒷받침할 개별인정형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달 제주대 산학협력단과 '호흡기 건강 관련 천연물 신소재' 연구 기술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으로 제주대 연구팀과 호흡기 손상에 관한 예방적 천연물 연구를 고도화한다.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천연물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앞서 작년 12월에는 경상대와 호흡기 건강 천연물 신소재 기술이전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전남대와 '뼈 건강과 체지방 감소를 위한 기능성 소재' 연구에 관한 기술이전 업무협약을 맺었다. 뼈 건강, 체지방 감소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신규 개별인정형 건기식 소재 육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빅썸은 바디, 멘탈을 아우르는 토탈헬스 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다. 빅썸 관계자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등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과 가장 최적의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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