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기자재업 떼 내는 HLB, 다음 항로는 '헬스케어' FA 인수 후 바이오 매출 전체 50% 넘어서… ENG 물적분할로 종합제약사 변신 매조지
최은수 기자공개 2023-03-16 12:43:0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엘비(HLB)가 선박 기자재업을 내려놓고 헬스케어 중심 사업 확장을 위한 정관 변경에 착수한다. 회사는 그간 구명정, 파이프 등 선박 기자재 사업 등으로 코스닥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매출 요건을 구성해 왔다.이는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신약 개발에 투자해 왔음에도 기업가치를 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2021년 인수한 체외진단 업체 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한 이후 바이오 관련 매출 규모 또한 본 궤도에 오르며 전환점을 맞았다. 특히 선박 관련 사업은 물적분할하고 헬스케어 포트폴리오를 더해 완전한 종합제약사로의 변신을 노린다.
◇2021년 FA 인수 후 관련 사업 목적 정관 추가… '종합 제약사' 변모 막바지 작업
HLB는 오는 30일 울산광역시 소재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신규 선임, 정관 변경, 자본준비금 감소 승인 안건 등을 다룬다. 최대주주 진양곤 HLB 회장을 비롯한 네 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하지만 업계 시선은 헬스케어 신사업을 위한 정관 변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는 HLB의 숙원이었던 업종 변경에 성공한 후 첫 헬스케어 관련 사업 정관을 추가하는 영향이다. HLB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작년 말 HLB의 산업분류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변경을 통보받았다. HLB가 2020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바이오 사업 목적을 추가하며 업종 변환을 시도한 지 약 3년 만이다.
HLB는 그간 매출 구조에 발목이 잡혀 코스닥 업종 분류상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었다. 이는 대내외적 회사 경쟁력 저해 요인으로 인식됐다. 회사의 근간엔 구명정이나 중소형 선박 등 조선업이 남아 있던 영향이었다. 사명인 HLB 또한 현대라이프보트(Hyundai Life Boat)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HLB는 적극적인 M&A와 수천억원의 투자를 통해 위암 신약 개발에 주력해 왔는데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바이오 사업 특성 탓에 단행했음에도 KRX 헬스케어지수에조차 포함되지 못했다"며 "시총 4조원을 오르내리는 바이오텍이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던 점은 줄곧 시장 관계자들의 입길에 올랐었다"고 말했다.
HLB 관계자는 "많은 변수를 넘어 그간 진 회장 및 경영진들이 주주들에게 공언한 바이오 업종 변경이란 결과를 달성했다"며 "막바지 작업도 완수해 그간 시장에 제시해온 종합제약사로의 성장 구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NG 사업부문' 물적분할→ 매출 빈자리, 헬스케어로 충족 예고
HLB는 코스닥 업종 변경에 성공한 후속 작업으로 선박 및 파이프로 요약되는 ENG 사업부문의 물적분할에도 나설 예정이다. ENG 사업부문을 떼내 비상장법인 'HLB ENG(가칭)'로 분할신설할 계획 역시 정기주총에서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이 역시 완전한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회사 의지가 담긴 행보다.
앞서 주총 상정안이 통과되면 에이치엘비의 ENG 사업부문은 HLB의 자회사 지위로 내려간다. 신설법인 HLB ENG의 발행주식은 모두 존속법인 HLB(가칭)에 배정되면서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주주들 또한 ENG 부문에 대한 분할을 요청했던 만큼 해당 작업 또한 속도감 있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 19일이다.
HLB의 ENG 물적분할 이후 매출 빈자리는 앞서 정관 변경 등을 통한 헬스케어 사업 부문이 채울 예정이다.이미 작년 진단업체 에프에이를 흡수 합병했고, 바이오 관련 매출이 나면서 전환점을 맞은 상태다.
HLB의 작년 매출액은 179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698억원) 대비 157% 늘었다. 한국거래소를 통한 업종 변경 요건(전체 매출 가운데 특정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일 경우)을 충족했다. 세부적으로 작년 매출의 4분의 3이 바이오 부문에서 창출됐다.
백윤기 HLB 재무전략본부 사장은 "그간 HLB는 선제적 투자와 전략적 M&A를 통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와 강력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왔고, 동시에 주주들의 오랜 숙원이던 완전한 바이오기업으로의 전환을 위기틀도 마련했다"며 "올해 물적분할과 함께 리보세라닙의 NDA 절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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