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재무부담 점검]엘앤에프, 실적만큼 커진 투자 부담...'테슬라'향 기대감⑤2024년까지 설비투자에 6284억 투입...영업활동 현금흐름 계속 둔화
정명섭 기자공개 2023-03-17 10:14:29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셀·소재 기업들의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각 기업이 배터리 수요 확대, 시장 선점 등을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운전자금 부담도 커진 탓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배터리업계의 이익은 앞으로도 늘어나겠으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더벨은 기업별 재무부담 현황과 대응 방안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과 국내 배터리 양극재 3사로 불리는 기업이다. 에코프로비엠과 마찬가지로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같은 삼원계 양극재가 주력이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5%다. 주요 고객사는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엘앤에프는 전체 매출의 80%를 의존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GS그룹의 방계인 새로닉스그룹의 계열사로도 잘 알려졌다.엘앤에프는 올들어 주가가 40% 이상 올랐다. 15일 기준 시가총액은 8조3000억~8조4000억원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약 9조40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엘앤에프의 높은 실적 성장세 덕분이다. 엘앤에프는 작년에 매출 3조8838억원, 영업이익은 26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각각 200.1%, 501.6%나 증가한 수치다. 2020년 비교하면 매출(3561억원)은 무려 10배나 올랐고 영업이익은 177배나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0.4%, 2021년 4.6%, 지난해 6.9%로 개선되고 있다.
최근 테슬라와 3조8000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도 주가 급등 요인이다. 이는 엘앤애프의 작년 매출에 버금가는 수주 규모로, 테슬라의 모델Y 53만대에 들어가는 물량이다.
그러나 엘앤에프도 경쟁사처럼 실적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금 부담과 자본적지출(CAPEX) 확대로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양극재 수주·출하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엘앤에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2020년 453억원에서 2021년 -1381억원, 2022년 -8643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매년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나 이에 따라 법인세가 695억원으로 늘었고 차입금 증가 영향으로 이자비용도 2020년 57억원에서 지난해 212억원까지 증가했다. '강 달러' 여파로 외화환산손실도 2021년 7억원에서 지난해 433억원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CAPEX 증가로 -676억원을 기록했다. 엘앤에프가 유형자산 취득에 쓴 비용은 2020년 530억원, 2021년 1704억원, 2022년 2738억원으로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엘앤에프가 2020년 11월부터 작년까지 양극재 공장 증설·신축에 쓴 비용은 약 3196억원이다. 2024년까지 지출해야 하는 투자액은 6284억원에 달한다.
엘앤에프는 2021년에 494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같은 해 46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본을 늘려 재무비율 악화를 방어할 수 있었다. 작년 말 기준 엘앤에프의 부채비율은 135%, 순차입금의존도는 24.8%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재무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는 2026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연 22만톤, 2026년에는 40만~43만톤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혀 CAPEX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한 현금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1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120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차입금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총차입금은 전년 대비 5000억원가량 늘어난 8703억원이었고, 2021년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도 지난해 7000억원을 넘어섰다.
엘앤에프의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익창출 규모가 늘어날수록 부족자금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진다. 엘앤에프는 올해 양극재 출하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해 외형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엘앤에프가 제시한 올해 매출 전망은 7조원, 2024년은 10조~11조원, 2026년은 26조원이다.
엘앤에프는 최근 테슬라와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LG에너지솔루션 외에 고객사를 확보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테슬라에 양극재 공급이 시작되는 2024년 이후에 엘앤에프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중장기적으로 총 1000GWh 규모까지 생산 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생산 설비 100GWh당 필요한 양극재는 약 14만톤이다. 이를 고려하면 엘앤에프가 2026년 이후 테슬라로부터 추가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도 있다.
엘앤에프가 테슬라 공급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다른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2020년 테슬라의 '배터리 독립 선언' 이후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배터리를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메인 공급사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SK가스…'경영성과' 반전 필요
- [SK그룹 인사 풍향계]'그림자 참모' 있는 곳엔 굵직한 변화…다음 행보는
- [2024 이사회 평가]주력사업 부진한 HS효성첨단소재, 독립성·다양성 개선 시급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더 악화할 '미·중 패권 갈등'이 기회
- [LG그룹 인사 풍향계]'안정 속 변화'에 무게…부회장 승진 인사 주목
- [재계 트럼프 연결고리]트럼프 1기 인사 영입한 LG…측근 지역구 대규모 투자 인연
- SK이노 'O/I' 추진 조직 신설, 내실 경영 속도전
- [SK 이사회 2.0 진화]거버넌스 체계,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나
- [2024 이사회 평가]OCI홀딩스, 안정적 육각형…자본효율성에도 '저평가'
-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세기의 이혼' 대법 본격 심리, 핵심 쟁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