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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도전장' 마이크로투나노, 밸류업 핵심은 '중국' 4~5월 상장 앞두고 밸류 고민, SK하이닉스 매출 편중 깨고 中 공급선 확보 총력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22 08:15:3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도전장을 던진 반도체 프로브카드(probe card) 제조사 '마이크로투나노'가 불황 싸이클에 접어든 공모시장에서 '밸류업'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내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향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데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메모리 감산'에 나서면서 수주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중국시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투나노는 3월 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IPO를 진행하고 있는 선행 기업들이 다수 있어 일정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마이크로투나노는 이달 중 최대한 신속하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를 통해 4월 중순 혹은 5월 초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IB, VC 업계에서는 마이크로투나노의 상장 밸류에이션을 약 1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투나노가 발행 예정인 공모 신주가 약 100만주 규모고, 기발행 주식수를 더한 총 발행 예정 주식수(500만주)를 예상 공모가 밴드(미확정)에 대입하면 유사한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마이크로투나노가 기술성 평가를 통해 이미 독자적인 기술력을 공인 받았고, 2021년 매출액 318억원, 영업이익 49억원, 순이익 42억원 등 양호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내고 있는 만큼 펀더멘털에 비해 1000억원 수준의 밸류는 다소 '험블(humble)'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마이크로나투나노는 지난해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한 걸로 파악된다.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마찬가지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고객사의 D램, 낸드 증산으로 수혜를 봤지만, 3분기 이후부터 전방 고객사들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다"면서 "마이크로투나노와 상장주관사(한국투자증권)는 공모시장 분위기와 올해 업황을 감안해 밸류가 낮더라도 우선 증시에 입성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약 900억원 대의 상장 기업가치가 예상된다.

다만 마이크로투나노는 일반청약과 수요예측 '본 게임'에 돌입하기 전까지 시장에 자사의 성장성을 최대한 어필, 공모자금의 캡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공급망 다변화'다.

대우전자 연구원 출신 황규호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마이크로투나노는 반도체 검사용 프로브카드(Probe card) 전문 제조사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과 검사장비를 연결해 반도체 웨이퍼 칩의 불량을 판별하는 장치다. 마이크로투나노는 고사양 D램 칩의 수율을 고속으로 파악할 수 있는 EDS(Electrical Die Sorting)용 프로브카드를 개발해 기술평가기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술력은 공인 받았지만, 특정 고객사에 편중된 매출구조는 마이크로투나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총 매출액 대부분은 SK하이닉스향 공급에서 발생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사양 신제품 D램(HBM3)을 출시,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등 D램 양산을 늘렸지만, 4분기부터 D램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재고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적극적 감산'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칩 양산 계획에 맞춰 프로브카드를 입고하는 마이크로투나노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반도체 웨이퍼 검사용 브로브카드
마이크로투나노는 중국시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그간 중국 반도체 메이커들이 저사양 프로브카드를 사용했지만, 최근 메모리 양산 기술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서 고사양 프로브카드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 마이크로투나노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메이커들은 중저가 캔틸레버(탐침형) 프로브카드를 활용해도 충분할 정도의 기술력이었으나 최근 양산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3차원 고사양 칩 검사용 프로브카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이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용 프로브카드 공급선을 중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MEMS는 입체 구조를 가진 미세 전기 시스템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이미 2021년과 지난해 YMTC(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굴지의 반도체 메이커에 프로브카드를 일부 공급하면서 중국 매출을 확보한 이력이 있다. 다만 미국이 중국 최대 IDM(종합반도체사)인 YMTC를 겨냥해 반도체 관련 품목 수출금지를 단행했기 때문에 YMTC보다 타사에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2위권 파운드리 '화홍반도체' 등이 거론된다. 소재나 장비가 아니라 소모성 부품이라 상대적으로 고객사 퀄(품질인증)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밍젠(Mingzen) 등 기존의 주요 밴더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중국 반도체 메이커가 밀집한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프로브카드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밍젠은 중국 엔지니어링 업계의 주요 디스트리뷰터(유통사)다.

마이크로투나노 관계자는 "프로브카드 자체는 수출금지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집중, 시장에서 우려하는 매출편중을 완화하려고 한다"면서 "더불어 공모를 통해 고사양 D램 EDS 프로브카드 국산화를 앞당겨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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