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회계 톺아보기]포스코퓨처엠 과감한 R&D 투자...연구인력도 임원급 승진R&D 비용서 엘앤에프 제쳐...다만 제품 개발 시행착오로 자산화율은 ↓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20 07:22:33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극재 기술력이 전기차 안정성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용량과 출력 등 제품의 주요 특성을 높이기 위한 업체들의 연구개발(R&D) 상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국내 주요 양극재 3사(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 중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가장 극적인 R&D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지난해 연구개발비 404억원 지출
포스코퓨처엠의 R&D 기조는 최근 들어 급변했다. 지난 10년간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회사의 R&D비용은 약 4~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 120억원이던 회사의 R&D비용은 2018년까지도 60억~10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2019년 126억원으로 올랐고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216억원, 248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404억원으로 R&D 지출이 확 뛰었다. 이는 1년 사이 63% 넘게 증가한 것이다. 주요 경쟁사와 견줘서도 돋보인다. 지난해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R&D 분야에 각각 390억원(3분기까지), 335억원을 투입했다. 회사는 양사와 비교해 후발주자로 분류되지만 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지출 규모를 빠르게 따라잡았다.
구체적인 연구 성과들만 놓고 봐도 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은 니켈 함량이 86% 이상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와 기존 다결정 양극재의 단점을 보완한 단결정 양극재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유일의 음극재 생산 기업답게 미립자 천연흑연 음극재 분야에서도 개발 성과를 올렸다.
양극재 분야는 기술 집약도가 상당히 높아 소수의 업체만 경쟁하고 있다. 기술 구현이 어려워 사업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기업이 되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련의 연구 성과를 거둔 포스코퓨처엠으로서는 하이니켈 양극재, 단결정 양극재 개발 측면에서도 기술경쟁력이 상당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양·음극재 연구센터장들은 임원급으로 승진
다만 눈여겨볼 점은 개발비 자산화율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개발비 자산화율은 2.8%로 전년 대비 26%포인트가량 하락했다. 개발비 자산화율이란 전체 연구개발 비용에서 개발비로 인식된 비중을 말한다. 포스코퓨처엠의 연구개발 효율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연구개발 분야에서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이 나아갈 길은 니켈의 비중을 높이는 것 외에도 리튬 프리 양극재, 하이망간 양극재 등의 차세대 영역이다. 개발 시도 자체만으로 파격적이다. 때문에 회사의 개발비 자산화율 하락 자체를 단순히 연구 성과의 '정체'로 바라볼 볼 수 없다.
회사의 조건 없는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회사는 연구개발 인력들의 위상 확대에도 신경 쓰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에너지소재연구소 산하 양·음극재 연구그룹을 연구센터로 확대 편성했다. 그리고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정한·이헌영 양·음극재 연구센터장들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연구인력들에게 힘을 더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김준형 신임 대표이사는 대표적인 양극재 '기술통'이다. 포항제철소 전기강판공장장 등을 거치며 기술·관리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8년 포스코ESM 대표이사, 2019년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본부장으로 재직하며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에 힘을 쓴 바 있다.
기술 추격을 넘어 기술 추월에 나서기 위한적극적인 행보가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포스코퓨처엠은 차세대 소재 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군을 확대하는 풀 포트폴리오(Full-Portfolio)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LFP 양극재부터 차세대 소재까지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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