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재무부담 점검]포스코퓨처엠, 설비투자에 비례하는 ‘차입부담’③유증으로 확보한 1.3조 빠르게 감소...올해만 설비투자에 7000억 투입 예정
정명섭 기자공개 2023-03-14 10:36:32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셀·소재 기업들의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각 기업이 배터리 수요 확대, 시장 선점 등을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운전자금 부담도 커진 탓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배터리업계의 이익은 앞으로도 늘어나겠으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더벨은 기업별 재무부담 현황과 대응 방안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뿐만 아니라 양극재, 음극재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업체 3사의 작년 매출 합계는 약 12조원으로 2021년 대비 182.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의 EBIT(이자·세금 납부 전 이익) 합계는 189.9%나 증가했다.이 중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매출은 3조3019억원, 영업이익은 165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36.3% 증가한 수치다. 음극재 제조가 중심이었던 포스코퓨처엠(당시 포스코케미칼)은 2019년 4월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하면서 양극재 사업으로 발을 넓혔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빠르게 증가했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취급하는 소재업체는 국내에서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양극재 사업이 추가되면서 에너지소재사업 부문은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60%까지 올라 기초소재부문을 제치고 주요 사업으로 부상했다.
에너지소재 매출이 기초소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소재 매출 중 양극재 비중은 88.8%에 달한다. 마진율은 5% 수준이다. 양극재 광양공장만 놓고 보면 마진율은 7% 이상으로, 음극재(1~3%), 기초소재 부문(1.1%)보다 수익성이 월등히 높다.
2021년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시장 성장에 맞춰 설비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1조273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당시 포스코그룹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자금조달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현금 유입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재무비율은 크게 개선됐다. 2020년 104%였던 부채비율은 2021년 60.9%로 대폭 낮아졌고, 같은 기간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 제외)은 5304억원에서 -2491억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현금이 빌린 돈보다 2000억원 이상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의존도는 25.4%에서 -6.4%로 하락했다.
그러나 수주잔고가 늘어나면서 이를 감당할 설비 증설 불가피해졌다. 포스코퓨처엠이 현재 진행 중인 생산설비 투자 건은 총 7건으로, 이 중 6건이 양극재·음극재 설비 신설과 증설 관련 투자다. 총투자액은 1조8387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수준인 9523억원은 작년 말 기준 투자가 완료됐다. 올해는 7068억원이 지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본적지출(CAPEX)도 급증했다. 2020년 말 2455억원 수준이던 CAPEX는 2021년에 두 배 이상 증가한 5519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에도 5986억원 집행됐고, 올해 예상 CAPEX는 약 8000억원 수준이다. 증자로 들어온 자금이 설비투자로 빠르게 줄어들면서 차입금 비중이 증가하는 등 재무비율이 저하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75%까지 늘었고,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의존도 또한 지난해 14.6%로 올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1년 1030억원에서 2022년 -6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 또한 -4500억원에서 -7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6배 늘린 61만톤까지, 음극재 생산능력은 32만톤(현재 8만2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감당하려면 매년 CAPEX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어 당분간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이 올해 광양 양극재 3·4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양극재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0% 증가하고, 음극재 또한 신규 고객사 확보로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건 호재다. 특히 4공장의 경우 삼성SDI와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장기 양극재 공급 체결로 매출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도 재무부담을 덜기 위한 숙제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률은 5%로, 2021년보다 1.1%포인트 줄었다. 양극재의 경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원재료를 저가로 조달하는 것이 마진율 증가의 핵심이다.
양극재 판매 가격은 원가와 연동되는 구조이지만 원재료를 장기계약으로 저가에 들여오면 그만큼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원재료를 대량·장기로 확보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원료실을 최근 신설했다. 포스코홀딩스 주도로 확보한 리튬도 올해부터 들여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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