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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 엔데믹 적응기]글로벌에서 기회 찾는 ㈜한진, 키워드는 '동남아'②해외법인 12개 중 4개 동남아 집중…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지역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20 07:22:54

[편집자주]

택배사들에게 엔데믹은 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택배 물동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세워졌던 물류의 국경 장벽을 허물고 있는 만큼 엔데믹은 글로벌 차원의 기회이기도 하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택배사들의 중단기 경영전략과 재무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택배사들의 주요 관심사는 ‘크로스보더(초국경)’다. 국내에서의 택배 물동량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한진 역시 초국경 물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해외사업 확대의 방점은 동남아시아에 찍혀 있다.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류시장의 전망도 밝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발판으로 물류사업을 확대하며 추후 글로벌 전역에서의 물류 솔루션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 동남아에서 해외법인 적극 확대, 현지 물류시장 공략 강화

㈜한진에 따르면 2025년까지 해외법인의 수를 19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대표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현재 운영 중인 해외법인은 12곳이다.

해외법인의 분포를 살펴보면 △미주(미국) △유럽(체코) △동북아시아(중국 4개, 홍콩 1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동남아시아(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이다. 중국에 4개의 법인이 집중된 동북아 지역을 제외하면 동남아 지역에 가장 많은 해외법인이 세워져 있다.

동남아 지역은 물류시장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한진 측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법인 사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동남아시아는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의 이커머스 거래금액은 2017년 257억달러(33조7000억원가량)에서 2021년 1113억달러까지 증가했다.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199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스태티스타)

이를 고려하면 ㈜한진은 동남아 지역에서 법인의 수를 더욱 늘리며 현지 물류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 할 공산이 크다. ㈜한진은 태국과 싱가포르에도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향후 이 둘이 법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게다가 동남아는 K-팝 등 한류 문화가 깊숙이 침투한 지역이다.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현지 물류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한국의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기도 하다.

이에 ㈜한진도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글로벌 물류센터(GDC)의 증설을 통해 물류처리량을 기존 일 2만건에서 일 4만건으로 2배 확장하는 등 역직구 시장 성장에 대비하고 있다.

◇ 국내 넘어 글로벌 물류사업 확대… ‘솔루션’ 제공자로 발돋움

㈜한진은 해외에 12개 법인과 기타 사무소 등 31개 거점을 15개 나라에 확보하고 있다. 이 거점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물류 포워딩(주선), 국제특송, 화물 등 다양한 국제운송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거점의 수를 늘리는 것이 사업 확대의 열쇠다. 거점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통해 포워딩이나 운송 등 복합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이 세운 1조1000억원 규모의 2025년 투자계획에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15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네트워크만 확장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포워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관련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도 1500억원의 투자계획이 잡혀 있다. ㈜한진은 단순한 택배나 운송사업자를 넘어 글로벌시장에서 물류의 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대면거래가 활성화하면서 국내 택배시장은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연도별 택배 물동량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해마다 10% 안팎을 기록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20.9%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2021년에는 7.6%로 다시 낮아졌으며 2022년은 3%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택배사업만으로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공략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DHL이나 페덱스 등 기존 글로벌 물류 공룡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 배송 서비스를 넘어 물류 포워딩 등 네트워크 기반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성장 시장인 동남아시아를 발판으로 이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한진은 2022년 글로벌사업에서 매출 2330억원을 거뒀다. 별도기준 매출 2조4245억원의 9.6%다. 2025년에는 글로벌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그 해 매출 목표 4조5000억원의 22%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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