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현금 고갈'에도 배당 주는 케이카영업현금 2배 이상 배당지급, FCF 마이너스 전환…한온시스템 '데자뷔'
고진영 기자공개 2023-03-22 07:33:03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07시2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당은 대표적 주주환원책이지만 항상 일반주주들을 위해 결정되진 않는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중고차업체 케이카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재무적 부담을 감수하고 배당을 풀면서 잉여현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의 투자회수가 배경으로 짐작된다.◇9개월간 543억 지출, 대부분 최대주주 몫
케이카는 지난해 9월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8억원으로 급감했다. 전년 동기 482억원과 비교하면 그 절반이 안된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이 388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내려앉은 원인이 가장 컸다. 법인세가 40억원 이상 줄었지만 세전 순이익 자체가 200억원 가까이 차이났다.
매출이 성장했는데도 순이익이 줄어든 배경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증가 때문이다. 1조2453억원 수준이던 매출원가는 1조5568억원, 판관비는 약 984억원에서 1138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해진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다.
하지만 실적 악화에도 불구 케이카는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2022년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190억원, 총 91억원3600만원을 풀겠다고 최근 밝혔다. 앞선 배당으로 이미 잉여현금이 고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무리라고 볼 수 있는 금액이다.
케이카는 2021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후 매분기 빼놓지 않고 분기배당을 하고 있다. 반기배당도 흔치 않은 국내에서 분기배당은 보기 드물다. 케이카는 2021년 361억원을 결산 배당했고, 2022년 1분기부터 매분기마다 91억원씩을 배당했다. 이중 2022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나간 배당금은 2021년(배당기준일 기준) 결산배당과 2022년 1·2분기 배당이다. 2022년 3분기 배당은 지난해 4분기에, 2022년 결산 배당은 올해 1분기에 지급된다.

이에 따라 케이카는 작년 3분기 말까지 총 543억원을 배당으로 지출했다. 영업현금을 훌쩍 뛰어넘는 돈을 주주환원에 쓴 셈이다. 영업현금에서 CAPEX(설비투자)와 배당금을 빼는 방식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을 계산할 경우 케이카의 잉여현금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9월 말 기준 마이너스(-) 371억원이다. 여기서 CAPEX로 나간 돈은 유형자산취득 23억원, 무형자산취득 12억원 등 35억원뿐이니 사실상 배당을 주느라 잉여현금을 바닥냈다고 할 수 있다.

강도높은 주주환원책일까. 주주구성을 보면 다른 배경이 읽힌다. 케이카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SK엔카 중고차사업부와 CJ그룹 조이렌터카 지분을 인수해 2018년 출범했다. 한앤컴퍼니가 100% 출자한 '한앤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가 현재 케이카 지분 72%를 쥐고 있다.
지분율을 적용해보면 지난해 9개월간 배당으로 나간 543억원 가운데 391억원을 한앤코가 가져갔다. 같은 기간 가용현금(131억원, 단기금융상품 포함)의 3배 수준이고 누적 영업이익(405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사실상 대주주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에서 고배당을 고수하는 셈이다. 케이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배무근 경영지원부문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4분기 배당으로 주당 190원을 결의했으며 2023년 배당정책은 미정"이라는 말 외에 배당을 두고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사정 비슷한 한온시스템…'교집합' 한앤코
같은 최대주주를 둔 한온시스템도 케이카와 사정이 비슷하다. 한온시스템은 2014년 한앤컴퍼니에 인수됐다. 한앤오토홀딩스가 지분 50.50%를 가지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2021년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기업이다. 62.27%를 기록했는데 코스피 평균(35.41%)을 훌쩍 넘는다. 2015년 이후 연단위 배당도 분기 단위로 전환해 1년에 4번 배당을 한다. 매년 1700억~1900억원 안팎을 배당금으로 지출 중이고 지난해 연간 배당금 역시 1921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배당의 이면에는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잉여현금이 있다. 한온시스템은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급 정상화가 늦어지고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방문길 봉쇄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운송비와 원재료비가 올라 직격탄을 맞았다. 80%대였던 매출원가율은 작년 3분기 90.7%로 점프했다.

원가 부담에 순이익이 급감한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업현금이 52억원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2339억원)과 비교해 2000억원 이상 깎인 금액이다. 여기서 5000억원에 육박하는 CAPEX와 배당금 1443억원이 나가면서 잉여현금은 -6284억원을 찍었다. 배당금 가운데 한앤코 몫은 약 7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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