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지금]'M&A 귀하신 몸' 보수적 투자 성향 달라질까④흑자경영 '콘텐츠산업' 관심, 넘치는 유동성 불구 '재고 리스크' 변수
이윤정 기자공개 2023-03-22 08:08:34
[편집자주]
2021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쿠팡이 흑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자금과 역량을 쏟아부은 물류 등 분야에서 결실을 맺으며 실적 개선이 이뤄진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물류에 역점을 둔 이커머스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직매입을 늘리고 CJ 등 대형 제조사를 상대로 마진율 협상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과감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미세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수반되는 물류 확충에 이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쿠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2022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하자 투자업계에서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흑자기조를 굳히기 위한 전방위적 역량 강화가 감지되면서 쿠팡발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배송 뿐 아니라 쿠팡잇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에서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다.다양한 투자 매물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투자 성향이 변수로 꼽힌다. 그동안 M&A 등 지분 투자에 신중했던 투자 성향 변화 여부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 사모투자업계 '콘텐츠' M&A 매물 적극 제안
사모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 자문사들의 쿠팡 방문이 활발해 지고 있다"며 "흑자기조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 강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투자사 관계자도 "쿠팡이 기업공개(IPO) 이후 유치한 자금이 워낙 많다 보니 매물을 제안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기존 사업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투자문의가 활발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이 분야에서 M&A 등 지분 투자 매물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의 사업은 크게 제품상거래부문(Product Commerce)과 제품개발부문(Developing Offerings)으로 나뉜다. 제품상거래 부문은 쿠팡의 본래 사업인 핵심소매 제품 및 사업자 상품, 로켓프레시 등 신선식료품이 포함한다. 제품개발부문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핀테크, 글로벌 부문이 포함된다.
쿠팡이 발표한 2022년 실적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제품 상거래 부문 순수입은 5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제품개발부문에서 연간 조정 EBITDA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4분기 마진이 5.1%를 기록했다. 제품개발부문에서 손실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폭이 크게 줄어들며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콘텐츠부문에 관심이 커진 배경도 이러한 실적 반등 조짐이 감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을 강화할 수 있는 제작사 등의 매물이 활발하게 제안되고 있다.
◇ PG 인수 관심 불구 딜 클로징으로 이어지지 않아…보수적 투자 성향
쿠팡에 광범위한 투자 매물이 소개되고 있지만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쿠팡이 본업인 물류에서는 활발한 투자를 보여왔지만 신사업에서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부동산 개발업체 엠티브이파트너스(MTV Partners)를 인수했다. 지분 100%를 346억6000만원에 취득했다. 엠티브이파트너스는 경기도 안산시 시화 일대에서 물류센터 개발업을 하는 기업이다. 물류센터 확장 일환으로 인수했다. 상장 전까지 부지 임대로 물류센터를 조성했지만 이후 자금력이 받쳐주면서 직접 부지를 매입해서 개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하지만 제품개발부문에서 자금 투입에는 소극적이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한 동안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인수를 검토했지만 지금은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동안 많은 매물을 소개받으며 강도 높게 검토 됐지만 대부분 중단됐다"며 "이는 쿠팡의 사업 성향과 포트폴리오 구조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쿠팡의 주요 사업인 제품상거래가 결국 단가와 마진에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쿠팡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지만 재고 리스크가 항상 있고 물류와 제품에 돈이 묶이는 잠기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M&A를 공격적으로 하기 모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흑자기조유지를 위한 내부 의지가 이전보다 강하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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