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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커머스 진단]쿠팡, 첫 분기 흑자 '천수답 물류망 투자' 결실본다연간 영업이익 실현 과제로, 인프라 확대 등 광폭 실탄투입 기조 지속

이윤정 기자공개 2023-01-30 08:04:55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이커머스업계가 갈림길에 섰다. 양적 팽창을 통한 매출 증대 수혜를 누리면서 오프라인을 위협하는 거대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외형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이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엔데믹 기조와 맞물려 변곡점에서 '흑자경영'을 목표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과제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상장 이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쿠팡이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8년만에 첫 흑자기도 하다.

쿠팡은 그간 지속한 물류 투자가 마침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6조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에도 물류 시스템 고도화와 확장에 집중한 전략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통합 물류를 통한 신선식품 재고 손실 감축이 혁신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분기에 이어 연간 흑자 실현 과제를 안고 있는 쿠팡은 이 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강화할 계획이다. 2023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물류 인프라를 계속 확대하고 집중한다. 프리미엄 고객 신규 유치에 이어 기존 회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와우 멤버십 가입자 혜택 제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1000억대 기록…물류 네트워크 확대 힘

지난해 3분기 쿠팡은 매출 51억133만달러(원화 6조8383억원), 영업이익 7742만달러(원화 1037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로켓배송 출범 8년만에 이룩한 첫 흑자다. 2021년 3월 미국 뉴욕 증시 상장 후 쿠팡은 계속 연간 2500억~5000억원대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업적자가 계속 이어지기는 했지만 2022년 1분기 2억570만달러, 2분기 6714만달러로 적자를 줄였고 3분기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쿠팡은 성장세가 지속됐다"며 "모든 카테고리에 거쳐 강력한 소비 증가세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가 이끌고 있는 프로덕트커머스 분야의 성장이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1분기 프로덕트커머스 분야는 287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6617만달러(원화 835억원 규모)의 조정 EBITDA 순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에는 전분기대비 200% 증가한 1억9500만달러(2613억원)를 기록했다.



쿠팡은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실적 개선 원동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선식품 유통 확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고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쿠팡은 물류 고도화를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쿠팡은 '머신 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대폭 줄였다. 전년도와 비교해 50%를 줄였다.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별도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트럭을 통해 신선상품을 나르면서 85% 이상 포장을 없애고 폐기물을 감축했다.

기술, 풀필먼트 인프라,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 물류를 통합하면서 무제한 무료 새벽배송의 상품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물류로 요약되는 쿠팡의 경쟁력 원천이 증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의 적극적인 활용도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자율주행로봇’(AGV)를 이용해 재고물건을 집품해 운반하고 제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오토소터 같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비용을 절감하고 작업자의 업무 시간도 3분의 1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신선식품 재고 감축·프리미엄 충성고객 확대 주력

사실 그 동안 쿠팡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수조원의 누적 적자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은 누적 적자 6조원을 감수하면서 추진한 물류센터 확장이 로켓배송 서비스 강화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2014년부터 수도권에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했다"며 "초기 비용 지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로켓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축구장 500개 규모의 물류·신선센터·배송캠프를 구축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세쿼이어캐피탈, 블랙록 등 글로벌 사모투자자로부터 34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을 런칭했다. 그리고 2021년 3월 상장 후 다섯 차례에 걸쳐 1조8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경남 창원과 김해, 대구 등으로 물류 인프라를 확대했다.

또 프리미엄 서비스 고객인 와우 멤버십에 대한 혜택을 강화했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의 익일·당일·새벽배송 혜택을 늘리고 SNL코리아와 손흥민 선수 초청경기 등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30일 무료반품, 로켓직구 무료배송, 대형 할인혜택 등을 확대했다. 와우 멤버십에 약 5억달러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이를 통해 쿠팡에 대한 충성고객이 강화 및 확대되면서 손익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기조는 확실하다. 2023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쿠팡 관계자는 "2024년까지 광주, 대전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 추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며 "이에 따라 고용 규모도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는 것은 부담이다. 쿠팡 관계자는 "첫 분기 흑자를 냈지만 본격적인 흑자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연간 영업이익 실현과 소매시장 비중 확대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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