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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LG 창원공장, '60년 노하우' 첨단제조기술 집결②똑똑한 관제시스템·물류로봇 배치, 가동률 레벨업…AI기술로 다품종 동시 생산

창원(경남)=손현지 기자공개 2023-03-24 12:48:35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LG 창원공장(LG스마트파크). 1층에 들어서면 오른쪽 벽면으로 대형 화면들이 눈에 띈다. 모니터 사이니지 무려 18장으로 가득찬 이 화면은 관제시스템인 버츄얼 팩토리(Virtual Factory)다. 제품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 재고 현황까지 공장 전체의 가동 상황을 한눈에 보여줘 작업자가 손쉽게 공장을 컨트롤할 수 있게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LG스마트파크에는 똑똑한 'AI 물류 로봇'부터 천장을 따라 움직이는 '고공 컨베이어'까지 첨단장비들이 수두룩하다. 공정 효율성을 높여줄 선진화된 공정체계 덕에 공장가동률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전에는 어려웠던 다품종 생산도 가능해졌다. 한 생산라인에서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58종 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 생산 능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Virtual Factory), 사진=LG전자
◇'공정도 장비빨'…공장 한눈에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의 힘

좋은 지도자가 있어야 조직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공장도 마찬가지다.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 LG전자가 공장 관제시스템에 특별히 공을 들인 이유다. 공장의 생산방식 효율화를 위한 고민하던 중에 오랜기간 노하우를 쌓아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뮬레이션(디지털트윈) 기술을 모두 녹인 '지능형공정시스템'을 탑재했다.

공장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버츄얼 팩토리로도 부르고 있다. LG전자의 60년 이상의 제조 노하우까지 집약체로도 볼 수 있다. 버츄얼 팩토리를 활용하면 생산 라인 컨트롤이 한층 편리해진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주기 때문이다. 바로 10분 뒤 생산라인을 예측해서 자재를 적시에 공급해줄 수 있다.

공급망 계획에 맞춰 제품 생산 계획을 짤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데이터 딥러닝으로 제품의 불량 가능성이나 생산라인의 설비 고장 등도 사전에 감지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가동률도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을 20% 향상시켰다.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 구축기간도 30% 짧아졌다. 작년 3분기 기준 평균 가동률은 냉장고 113.3%, 에어컨 102.9%, 세탁기 88% 등 으로 집계됐다. 생산능력은 냉장고 700만대, 에어컨 925만대, 세탁기 1만2050대 등이다.

LG스마트파크는 LG전자의 국내 유일한 생활가전 생산 공장이다. LG전자는 전세계 14개 국가에서 17개의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국내는 창원에 있는 LG스마트파크 한 곳이며, 해외는 미국(테네시), 중국(천진, 남경, 태주), 베트남(하이퐁), 인도(노이다, 푸네), 태국(라용), 인도네시아(땅그랑), 멕시코(몬테레이), 브라질(마나우스), 폴란드(브로츠와프), 러시아(루자), 튀르키예(게브제), 이집트(텐스오브라마단), 사우디(리야드) 등에서 생산 중이다.
*LG전자 고공 컨베이어
◇똑똑한 로봇 배치…자동화 빠르게 진행

LG스마트파크는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상의 5G 물류 로봇과 고공 컨베이어 등 입체 물류시스템이 부품을 나르며 입체적인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지능형 무인창고는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고 부족하면 스스로 공급을 요청한다. 자재 공급과정을 아예 무인화함으로써 직원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체제다.

공중에서 움직이는 컨베이어는 최대 30kg의 자재를 이송한다. PCB 기판, 도어 힌지, 정수기 필터 등 냉장고 소형 부품들이 담긴 박스를 컨베이어에 얹으면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고공으로 올린 뒤 부품이 필요한 작업 구간으로 자동 배송한다.

지상에선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들이 바삐 돌아다닌다. 냉장고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이 담긴 최대 600kg의 적재함을 최적의 경로로 자동 운반한다. 기존에는 사람이 6000번 이상 부품을 반복해 나르던 것을 로봇이 대신 알아서 해주는 방식이다. 운반 경로는 6000여개 공장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단 물류 동선을 결정한다.

로봇 투입효과는 상당하다.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로봇에 맡기면서 작업자는 모니터링, 컨트롤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된다. 예컨대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라인에서 로봇은 고주파 용접 기술을 딥러닝하고 카메라로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해 균일한 온도와 속도로 용접을 해낸다. 용접 후에도 로봇은 냉매 누설 여부를 실시간 확인해 안전한 작업장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생산속도 향상에도 유리하다. 설비 감지시스템으로 각 생산단계에서 이상 여부를 확인해 생산성 저하 요인을 사전에 인지해 대응할 수 있다. LG전자 H&A 관계자는 "3D비전 인식 기술을 갖춘 로봇을 투입했다"며 "20kg 짜리 냉장고 도어 본체를 들어 조립하는 라인에서도 볼트 작업을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로봇과 모듈러 디자인 설비를 투입하면서 단시간 다품종 생산도 가능해졌다. 개인들의 다양한 색상, 재질 취향에 맞춰 혼류 제조 니즈가 커졌다. LG스마트파크에선 같은 냉장고 제품일지라도 국가, 미국, 유럽 등 국가별로, 도어의 색상과 크기가 각기 다른 58종을 한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무거운 냉장고 부품을 옮기는 모습.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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