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ESG투자 모니터]미래에셋벤처투자, 2011년 ESG펀드 결성 '선견지명'①82억 규모 펀드 운영 '노하우'…1호 청산 수익률 72.4%·2호 9월 청산 예정
이명관 기자공개 2023-03-23 08:29:54
[편집자주]
모험자본 시장에도 ‘지속 가능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탈(VC)은 저마다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대체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잠재적 위험을 바로잡고 장기적 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벨이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VC의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몇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벤처캐피탈(VC)이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됐다. 특히 몇몇 LP들은 출자에 앞서 ESG 투자 조건을 내걸고 있다. VC들이 ESG 투자에 대한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에 기업들에게도 ESG경영은 필수조건이 됐다.이미 10여년 전 ESG 섹터 전문 펀드를 만들었던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다소 경쟁자들 보다 앞서 있는 모습이다. 시대를 앞서 갔던 미래에셋벤처투자는 ESG 관련 선구자로 꼽힌다. 총 2개의 펀드를 결성했는데 그중 하나는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마쳤다. 나머지 1개 펀드도 엑시트가 임박했다. ESG에 대한 VC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10년도 훨씬 이전에 ESG펀드를 결성했던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12년 전 ESG 섹터 펀드 첫 선, 대기업 동참...기본 전략은 CB 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처음으로 ESG 펀드를 결성한 시기는 2011년이다. '미래에셋 사회적기업 1호'로 결성액은 42억원이다. 주목적 투자처는 사회적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주목적 투자비율은 60% 이상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거 선보인 ESG 펀드는 정부의 제안이 시발점이 됐다. 당시 정부는 사회적기업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민간자본시장을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하는 펀드를 만들고자 했다. 첫 시작점이 미래에셋벤처투자였던 것이다.
GP를 맡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억원을 출자했다. 여기에 몇몇 대기업이 출자자로 나섰다. 현대차그룹(5억원), SK행복나눔재단(5억원), 미래에셋증권(5억원)이 LP로 참여했다. 나머지 25억원은 고용부가 책임졌다.
사회적 펀드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사회적 가치와 성장 가능성은 높으나 자본조달이 어려운 사회적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할 뿐 아니라, 투자받은 이후에도 컨설팅 등을 통해 내실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로서는 상당히 큰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운용사는 수익률로 평가를 받는데, ESG투자는 기본적으로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선입견이 자리했다. 오히려 손실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이를 고려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전환사채(CB)를 통한 투자를 기본 전략으로 짰다. 나름의 안정장치를 둔 셈이다.
미래에셋 사회적기업 1호는 우려와 달리 호성적을 거뒀다. 펀드 결성 8년만인 2019년 4월 72.4%의 수익률로 청산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잘 발굴해낸 덕분이다. 여기에 투자 이후 이어진 컨설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사회적기업 1호펀드에 담긴 주요 포트폴리오 중 주목할만한 기업으로는 레드스톤시스템이 있다. 레드스톤시스템은 데스크톱 컴퓨터 생산업체다. 처음 투자할 당시 매출 78억원, 고용인원 32명 수준이었으나 투자금 회수 시점에는 매출 381억원, 고용인원 112명으로 성장했다. 고용인원이 4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치매 노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부케어도 고용인원이 2배 가량 증가할 정도로 성장했다. 동부케어는 투자 당시 고용인원이 267명에서 483명 불어났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사회적기업 투자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과 함께 수익성까지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던 성공적인 투자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외에 새터민 고용 포장재 제조업체 '메자닌아이팩'과 국내 제1호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 친환경 의류를 생산하는 '오르그닷'과 뮤지컬 '온에어'로 유명해진 '엔터테인먼트 즐거움의 숲'에도 투자했다.
◇1·2호 주요 포트폴리오…레드스톤시스템, 동부케어, 제너럴바이오 등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1년 사회적기업 1호 펀드를 결성한데 이어 이듬해인 2012년 사회적기업 2호 펀드를 결성했다. 2012년 역시 정부의 제안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1년의 연장선이었던 셈이다. 사회적기업 2호 펀드의 결성액은 40억원이다.
사회적기업 2호 펀드에도 마찬가지로 대기업들이 동참했다. 사회적기업 2호에는 삼성화재해상보험(5억원)과 SK행복나래(5억원), 포스코에서 설립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포스위드(2억원)가 LP로 참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사회적기업인 포스플레이트도 1원을 출자했다는 점이다. GP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억원을 책임졌다. 사회적기업 1호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25억원은 고용부가 출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연이어 ESG 펀드 결성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향했다. 선뜻 만들어 운용하기 어려운 펀드를 연속해서 결성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사실상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사회적기업 1호와 2호 등 총 82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며 ESG 투자 노하우를 쌓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 2호는 1호와 달리 아직 청산절차가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해 3월 마무리할 예정었다. 다만 엑시트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펀드 기한을 오는 9월까지로 연장했다. 이변이 없다면 올해 안으로 청산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기업 2호에서 아직 남아 있는 포트폴리오 기업은 제너럴바이오 하나다. 제너럴바이오는 국내 대표 사회적기업이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기업 지쿱의 모기업이기도 하다.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유통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미국과 대만, 일본, 베트남 등에 다양한 제품군을 수출하고 있다.
제너럴바이오는 취약계층이 차별 없이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이들의 권익 보호와 안정된 일자리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너럴바이오는 지난 1월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리얼리더스'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Real Leaders Impact Awards 2022)'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회적기업 2호에 담긴 투자기업으로는 △의료용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바디텍메드 △매출이 기부와 바로 연계되어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기부를 하는 바이맘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농업회사법인 등이 있다. 레드스톤시스템과 바이맘 등은 1호 펀드와 함께 투자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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