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곳간 든든해진 한미반도체…빛 발한 현금흐름 관리불황기에 보수적 재무 기조 유지…역대급 유동성 확보
김혜란 기자공개 2023-03-24 12:50:2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3: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역대급' 현금 곳간을 갖췄다.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잉여현금흐름(FCF) 순유입도 달성했다. 앞으로 배당과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넉넉해졌다는 의미다.
◇매출채권 회수로 영업흐름 개선
22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36억원이며, 1014억원 순현금 상태다. 회사가 현금 곳간을 1000억원 넘게 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FCF는 약 705억원이다. 2021년 58억원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FCF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시설투자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흐름이다.
이는 지난해 한미반도체의 자본적 지출(캐펙스, CAPEX)은 제한된 한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1년엔 268억원의 자본적 지출이 있었으나 지난해 캐펙스는 93억원에 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순유입 규모가 대폭 커진 점도 눈에 띈다. 현금흐름표상 매출채권의 증감을 보면 2021년 318억원으로 돼 있는데 2022년엔 -109억원이었다. 지난해에 전년보다 약 400억원 이상 더 매출채권을 회수했다는 의미다. 매출채권이란 고객사에서 받아야 할 외상대금을 의미한다.
장비사의 경우 수주 계약을 받고 장비를 공급할 때까지 선수금과 중도금, 잔금을 시기별로 나눠 받는데, 지난해 회수가 적절하게 이뤄졌고 이 덕에 현금흐름 관리가 잘 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95억원 순유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 넘게 순입됐다. 2021년 영업현금흐름(523억원) 보다 2배 이상 많다. 매출채권 회수 덕분에 현금 유입량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동성 악화가 기업 경영환경의 리스크로 불거지고 있는 데다 반도체 불황까지 닥친 상황에서 위기 대응 차원에서 보수적 재무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배당·투자 늘릴까…제품군 확대 주목
넉적해진 곳간은 추후 배당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제품군 다각화에 적극적이라 앞으로 신규 아이템 론칭 등을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제품군이 많아지면 추가 증설 자금도 필요할 수 있다.
한미반도체의 주력 제품은 절단된 반도체를 세척·검사·분류하는 장비인 비전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다. 여기에 반도체 패키지를 절단하는 마이크로쏘(micro SAW) 장비를 붙여 같이 판매한다.
과거 일본에서 수입했던 마이크로쏘까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부턴 '마이크로쏘 앤 비전 플레이스먼트'(micro SAW & VISION PLACEMENT) 판매가 가능해졌다. 또 중앙처리장치(CPU) 등 하이엔드용 반도체 패키지나 차량용 반도체 패키지 등 각각에 특화된 마이크로쏘를 신규 개발해 내놓으면서 제품군을 계속 늘리고 있다.
한편,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매출은 3276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2% 줄었다. 영업이익도 2021년 1224억원에서 지난해 1119억원으로 9%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약 33%, 34%로 유지됐다. 한미반도체가 생산하는 제품은 하이엔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라 기본적으로 고부가가치라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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