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상장 후 첫 '주주 간담회'…소통 적극 오프라인 주총 참여 주주 100여명…이장욱 IR실장 직접 질의응답 진행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30 12:52:4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9일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 센터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제26기 정기주주총회현장은 100여석 좌석이 주주들로 빽빽하게 찼다. 앉을 자리가 부족해 뒤에서 서서 듣는 주주들의 모습도 보였다. 여느 기업들처럼 각본대로 맞춰져 진행된다기 보다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질의를 던지고 경영진들도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모습이었다.한 주주는 "확률형 아이템 등 단기적 매출에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원신처럼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 창세기전처럼 추억의 고전 IP 게임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택진 대표는 "나 역시 원신을 좋아한다, 배운게 많다"고 운을 떼며 "고전 IP는 퍼블리싱 회사가 아니라 제약은 있다, 그러나 보고 있다"고 의견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주주들의 질문 범위도 넓고 다양했다. 단순히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기 보단 비용 전략, 현금성 자산 활용방안, 지배구조, 게임업황, 해외 비즈니스 등과 관련한 다방면의 주주제안을 내놨다.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 쇄신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주주들의 관심에 IR실도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주총이 종료된 뒤 주주들과 별도의 Q&A 시간을 가지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주총 끝난 후 일부 주주들이 남아 IR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질문을 한 케이스는 있었어도 공식적으로 간담회 형식을 갖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상장 후 처음으로 진행된 주주 간담회다.
이장욱 IR실장이 직접 단상에 올라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띄운 채로 주주들의 질문을 받았다. 주주 간담회는 무려 1시간 동안 장시간 이뤄졌다. 앞서 진행한 주총 보다도 더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주총 1시간, 주주 간담회 1시간 등 총 2시간에 걸쳐 모든 행사가 일단락 됐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IR 기류 변화"라고 평했다.
◇주주들의 관심은 TL로…공은 아마존으로
IR실이 주최한 주주간담회의 논의 주제들도 다채로웠다. AI부터 NFT 등 신기술 적용방안부터 CAPEX 사용처, TL의 출시 시점 등 다양한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다. 진행 방식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 주주가 여러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첫 질문은 AI기술 활용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 주주 A는 "AI조직이 셋업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성과는 없는 것 같다"며 "디지털휴먼이나 모바일PC 게임에 AI기술을 직접적으로 적용할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이 실장은 "2011년 AI조직이 설립됐고, 게임 플레이에선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다방면에서 AI엔진 기술들이 적용돼 왔다"며 "이를 통해 데이터도 상당부분 축적한 상태며 이를 활용한 디지털 휴먼도 GDC 에픽게임즈행사에서 소개했다"고 답했다.
TL(THRONE AND LIBERTY)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한 주주는 작년과 출시전이라는 상황이 같은데 달라진 점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이 실장은 "내부변화도 있겠지만 시장 변화가 크다"며 "5세대 콘솔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핵심은 멀티플레이어 라이브 서비스 운영력"라고 말했다.
TL출시일과 관련해선 "아마존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출시 일정은 아마존 측과 협의가 완료되면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MMORPG 서비스 역량을 갖춘 아마존과의 계약금액을 고려했을 때 아마존은 TL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며 "아마존의 성공 사례와 경험들이 TL에도 적용이 될 것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TL 출시일이 밀리더라도 다른 게임사들의 출시일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연이어 홀로그램 투자의 의도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이 실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중국 진출 임박, 비 MMORPG 프로젝트 가시화
해외 비즈니스에 대한 질문도 오갔다. 한 주주는 "엔씨소프트가 최근 PC 콘솔시장을 겨냥하며 북미로 방향을 틀고 있는 듯 하다"며 "중국에서도 사업을 하려면 판호를 받아야 하는데 관련 대응 기조는 어떤가, 인도에 대한 진출 계획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대만에선 이미 1위이고, 중국에선 텐센트를 통해 꾸준히 서비스하고 있다"며 "누적 조단위 매출을 기록했고 공개할 순 없지만 임박,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 있다"고 예고했다.
또 "인도는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며 "인도를 공략하려면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전제되야 한다. 현재 포트폴리오로는 진출 불가"라고 답변했다. 그는 "멀티플레이 게임을 논(non) MMORPG로 성공시킨 후에야 인도를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덧붙였다.
사업보고서 상 변화에 대한 질문도 오갔다. 한 주주의 "연구개발 실적이 공개됐는데 그 기술이 AI기술로 언급돼 있다, 어느단계인지 알 수 있나, 무형자산으로 천명한 것인가"란 질문에 이 실장은 "AI 기술은 어떤 특정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귀속이 되는 게 아니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년동안 인력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 점도 언급했다. 이 실장은 "외부에서 온 인재들은 논(non) MMO프로젝트를 위해 충원한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로 온 인재들은 해당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믿음으로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자본적지출(CAPEX) 증가 요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 변화, 퍼플앱 관련 사업 확장 계획 등 여러 주제들이 등장했다. 이 실장은 퍼플앱과 관련해 "퍼플앱이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론 제약이 있다, 다른 사업을 품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2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은 모두 통과 됐다. 주주 다수의 동의로 최영주 포항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을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사 보수 한도는 200억 원으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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