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오아시스 수익성 제어 솔루션 '직영매장 활용도 확대'②새벽배송 잔여물량 소진 창구, 재고 회전율·회전기간 '상거래업계 우위'
박동우 기자공개 2023-04-06 07:10:01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 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6: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아시스가 중시하는 경영 목표는 '지속적 이익 실현'이다. '유통업은 실적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선입견을 해소하는 동시에 자사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는 취지와 맞닿아 있다.수익성을 제어하는 솔루션을 일찌감치 실행한 노력이 주효했다. 직영매장 활용도를 확대한 조치가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점포는 온라인 새벽배송 영역에서 남은 재고를 넘겨받아 소진하는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재고자산 회전율 등 주요 지표가 상거래업계에서 우위를 형성했다.
◇유통 밸류체인 간소화, 매출원가율 '70%대 초반' 유지
그동안 오아시스 경영진은 매출 대비 원가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통제하는 데 주력했다. 매출원가율이 △2020년 74.0% △2021년 74.8% △2022년 73.5% 등 '70%대 초반'을 유지했다. 지난해 77.1%를 기록한 쿠팡이나 2021년 81.2%로 집계된 컬리보다 낮다.
매출원가율을 동종업계 경쟁사보다 낮게 관리하는 비결은 '유통 밸류체인 간소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선식품을 생산하는 주체가 상품기획자(MD)와 바로 공급 계약을 맺는 데 주안점을 뒀다. 도매상과 가공 기업을 거치지 않는 덕분에 유통 밸류체인 중간에서 붙는 마진(margin)이 사라진다. 이처럼 생산자로부터 직접 물량을 사들인 금액이 연간 상품 매입액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소싱한 상품들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량도 돋보인다.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인 재고자산회전율이 커머스업계에서 높은 편이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방증이다.
오아시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0년과 2021년에 연속으로 45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7.8회로 나타났다. 반면 새벽배송에 잔뼈가 굵은 컬리의 회전율(2021년 26.6회)은 오아시스에 못 미쳤다. 대기업인 롯데쇼핑과 이마트 역시 10회 내외에 불과했다.
공급된 상품을 창고에 보관하더라도 단기간에 소진할 수 있는 역량이 돋보인다. 재고자산 회전기간이 동종업계에서 단연 짧은 특징과 맞닿아 있다. 2019년 이래 오아시스의 재고자산 회전기간은 줄곧 10일을 넘기지 않았다. 지난해 60일에 육박했던 롯데쇼핑, 31일을 기록한 이마트와 견줘봐도 우위를 형성했다.
재고자산 관리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취지에서 오아시스 경영진이 점찍은 방안은 '직영매장 활용도 제고'였다. 설립 초기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하나둘 론칭했다. 운영 중인 직영매장 수가 작년 말 기준으로 53곳이다. 이커머스 사업과 연계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건 필연적이었다.
현장 점포는 온라인 쇼핑 부문에서 남은 재고를 소진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해왔다. 매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수행한 뒤 잔여 상품 물량을 넘겨받아 파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선도에 따라 농·축·수산물을 선별해 가격 할인율을 높이는 판매 전략도 가미했다.
◇광고선전비 고강도 억제, '대기업 제휴'로 대체
소비자와 밀착하는 유통업의 본질을 감안하면 끊임없이 자사 플랫폼을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유명한 모델을 기용해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고 할인 쿠폰을 뿌리는 각종 프로모션을 단행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판촉 비용 지출을 고강도로 억제하는 길을 택했다.
2019년 이래 오아시스가 집행한 광고선전비는 매년 10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를 유지했다. 매출과 견줘봐도 0.3~0.4% 수준의 금액이다.
동종업계에서 매출의 1% 넘게 광고선전비를 쓰는 대목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컬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1년에 쓴 광고선전비는 435억원으로 연간 매출(1조5614억원)의 2.8% 규모였다. 판매관리비 5113억원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안준형 대표를 포함한 오아시스 경영진은 광고선전비를 아끼는 대신 '코끼리 등'에 올라타는 전략을 구사했다. 전자상거래 분야 강화를 염두에 둔 대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판촉 비용을 절감했다.
기업 홍보 비용 최소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자사 회원 풀(pool)을 확대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에 입각해 오아시스는 △이랜드리테일 △케이티(kt) △홈앤쇼핑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합작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고 새벽배송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히는 등의 협업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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