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증설 바람' 2차전지 기업 잡아라...IB들 '물밑 경쟁'자비스·이엔플러스 등 조달 나서, 엔켐·에코앤드림 후보군...유증·메자닌 등 조달 잇따를듯
안준호 기자공개 2023-04-06 07:28:2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3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업종이 증설 사이클을 맞이하며 자본시장을 찾는 국내 소재·장비 기업들이 늘고 있다. 현재 다수 기업이 국내외 고객사의 대규모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 추진 등 다각도로 자금 조달을 검토 중이다. 증권사들 역시 이를 주관하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자비스·이엔플러스 등 2차전지 사업 위해 유증 추진
코스닥 상장사 자비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12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총 650만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7일 1차 발행가액을 주당 1881원으로 확정했으며 다음달 일반 청약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최근 수주한 공급계약 이후 추진됐다. 자비스는 국내 2차전지 고객사와 지난 1월 161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 중 80억원은 수주 대응을 위한 원재료 매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자비스는 이외에도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국민은행으로부터 33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결정했다.
자비스는 지난해부터 배터리 검사장비의 매출 비중이 급증했다. 2차전지 관련 장비의 매출액은 지난 2021년 약 19억원(9,.8%)에서 지난해 92억원(48.1%)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 매출액은 123억원 가량에서 223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들이 증설 경쟁에 돌입하며 후공정 단계에 필요한 검사장비 수요도 급증한 덕분이다.
유가증권 상장사인 이엔플러스 역시 2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달 총 2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 대상은 각각 '아카더스2호투자조합(130억원)'과 '153대하조합(120억원)'이다. 조달 자금은 2차전지 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소방 특장차 제작이 주력인 이엔플러스는 지난해부터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방열 갭필러(Gap Filler)를 무기로 국내외 고객사에 공급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제조사 1곳에 공식 벤더로 등록한 뒤 초도품 공급이 시작됐다. 갭필러는 배터리 부품 사이의 미세한 틈을 채우는 재료로 고열을 효과적으로 이동시키고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금조달 논의 중인 기업 다수…"먼저 조달해야 유리"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며 이를 주관하는 증권사들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면 위로 드러난 기업 이외에도 현재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을 추진하는 기업은 여러 곳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확정된 곳 이외에도 복수 기업이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을 검토하면서 증권사들도 이를 주관하기 위해 노력 중"며 "현재 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진 기업들 대부분이 실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조달 움직임이 포착된 기업은 에코앤드림, 엔켐 등이 있다. 2차전지 전구체 기업 에코앤드림은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전해액 생산 업체 엔켐 역시 3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 소부장 기업들의 주요 고객사인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최근 가파른 증설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세부 지침이 발표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 업체에 앞서 북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며 조단위 투자를 계획 중이다. 생산량 증대가 점쳐지며 밸류체인 하단에 위치한 기업들도 과거보다 조달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차전지 밸류체인의 최종 단계인 전기차 시장 역시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1400만대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약 36%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이 목표인 IRA 법안 시행으로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이 크다"며 "증권사들 역시 국내 소부장 기업들과 만나타 업체보다 빨리 자금 조달에 나서야 유리하다고 조언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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