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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당기순익 감소에도 중앙회 배당 350억 증액 배당액 6750억 책정…사회적 책임 강화 위해 배당금 증액

김형석 기자공개 2023-04-05 07:53:3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보다 현금 배당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서 주요 금융지주들이 현금 배당을 줄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농협경제지주 등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타 관계사들의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 으로 분석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총 6750억원의 현금 배당을 확정했다. 주당 배당액은 2242원, 배당성향은 30.3%다. 배당액은 지난해보다 5.5%(350억원) 증가했고, 배당성향은 1.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배당액 6750억원은 지난 2021년(6800억원)에 이어 농협 출범 후 두번째로 많은 액수다. 2021년의 경우 3월(3470억원)과 8월(3330억원) 두 차례에 걸쳐 배당을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1회 배당액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다.

이는 현금 배당액을 줄이고 있는 타 금융지주와 대조적인 모습니다. 농협금융을 제외한 신한·KB·하나·우리금융의 올해 평균 배당 성향은 25.45%로 전년(25.83%) 대비 소폭 줄었다.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이 26.04%에서 22.8%로 낮아졌다. 이마저도 4대 금융지주는 현금배당 대신 자사주 소각에 집중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3사는 각각 1500억~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이마저도 4대 금융지주는 환원 계획에도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건전성 유지 조건을 붙였다.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에 앞서 대손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영향이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농협금융이 배당을 늘린 데에는 경제사업에서의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 3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7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농협경제지주의 실적 악화는 부채 증가 때문이다. 이 기간 농협경제지주의 전체 부채는 전년 대비 47.5%(2조3760억원) 급증한 7조373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유동부채인 장·단기차입금 규모가 107.1%(2조1045억원) 늘었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농협은행으로부터 4584억원의 신용공여를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농협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의 운전자금을 신용공여를 받았다. 같은해 8월에는 기타공공운전 자금으로 1584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이는 국회에서 쌀 의무매입법 통과가 지연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쌀 농가에 지원하는 자금을 농협경제지주가 우선 지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배당은 일반 금융지주사와 달리 농업인 지원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농협금융 입장에서 지원금 확대가 반가울 리는 없다"며 "배당액이 증가할 경우 해외진출과 주력 계열사 지원 자금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는 농협금융의 성장성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실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당국의 압박 수위도 거세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타 금융지주와 달리 농업협동조합을 모태로 한 금융기관"이라며 "농업인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소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금융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경영실적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2조2309억원을 기록했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순이익은 2.5% 감소한 2조5385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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