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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수소경제]수소 생산·유통 시작하는 SK E&S, 문제는 수요③2년 남은 블루수소 사업, 호주 가스전 시추 재개 관심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07 07:25:05

[편집자주]

수소는 에너지 전환을 논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에너지원이다. 친환경적일뿐 아니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라 '꿈의 연료'라고 불린다. 아직까지는 수소경제로의 진입에는 풀어야 할 기술적, 경제적 문제가 산적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인 셈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각광받아온 수소에 대한 정부 및 시장의 관심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수소경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더벨이 수소 산업과 관련한 우리나라 및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국내 기업의 진행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소사업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눈높이는 '글로벌'에 있다. 그룹 차원에서 수소사업에 쏟아붓는 금액은 18조원으로 전세계 1등 수소 기업을 목표로 한다.

SK그룹 수소 로드맵의 첨병에 선 것은 지주사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SK E&S다. 대표이사인 추형욱 사장이 SK그룹 수소사업추진단의 단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도 그룹 내 SK E&S의 역할을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SK E&S 이사회의 의장 직책을 맡고, SK㈜에서 그린투자센터 임원과 수소사업추진단 임원을 겸직해온 권형균 부사장이 SK E&S 수소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의 인사가 최근 있었다. 올해부터 수소 사업 추진에 조금 더 속도를 내겠다는 SK그룹의 의지로 읽힌다.

◇올해 첫발 떼는 수소사업

SK그룹의 수소사업 이정표에 있어 올해는 중요한 시기다.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1단계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 바로 올해다. 수소 생산 시 탄소배출이 발생하는 그레이 수소를 활용하는 사업이지만 수소 로드맵을 착실히 밟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 E&S가 구축할 수소 밸류체인. (출처: SK E&S 홈페이지)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 부지 인근에 연산 3만톤(t)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을 완료하고 연말부터 액화수소를 생산해 수도권 지역에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정유, 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액화수소로 가공한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주로 수소차, 수소버스 충전용으로 공급된다. 지금으로서 문제는 수요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소승용차는 현대자동차의 넥쏘뿐인데, 지난해 넥쏘 판매량은 약 1만대로 현대차 전체 국내 판매량의 약 1.5%에 불과했다. 수소승용차용 수요는 사실상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SK E&S가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수소버스 등 상용차다. 최근 정부가 수소상용차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나서는 점은 SK E&S에게 희소식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14일 '수소 상용차 보급 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올해 중 수소버스 700대와 수소 화물차 1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수소 버스 국비 지원을 늘리고 연료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차 역시 전세버스 사업자들에게 수소 버스 품질 보증 기간을 9년까지 늘려 제시하는 등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수소상용차의 도입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SK E&S는 이미 몇몇 수소 전세버스 사업자들에 액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액화수소 3만톤에 대한 수요처를 확보해나가겠다는 것이 SK E&S 측의 설명이다.

◇2년 남은 청정수소 사업, 추진 현황은

청정수소 사업이 시작되는 것은 2025년부터다. 호주 바로사-깔디따 가스전에서 확보한 액화천연가스(LNG)를 보령LNG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들여와 인근 지역에 구축된 블루수소 생산기지에서 개질해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 생산까지 탄소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해 탄소를 제거한 블루수소로 국내 수소법상 청정수소에 속한다.

지난해 말 개최된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SK E&S의 'LNG 냉열 활용 청정수소 생산 및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운영'건에 대한 실증특례 승인을 받으며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진 상태다. 바로사-깔디따 가스전에서 LNG를 채굴해 들여오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하지만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시추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호주 원주민들이 협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가스전 시추 공사 인허가가 이뤄졌다며 시추 인허가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호주 법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 9월 원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사업을 추진 중인 SK E&S 및 산토스는 법원 권고에 따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빠른 시일내 시추작업을 재개하겠다는 목표다. 2025년 상업생산에 돌입하면 회사가 계획한 블루수소 사업에 지장이 없는 만큼 사업일정이 밀릴 우려는 적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호주 의회를 통과한 세이프가드 메커니즘 개정안으로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LNG 수출 사업을 진행할 때 탄소배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SK E&S는 CCS로 생산 단계에서 배출할 탄소 200만t을 전량 포집할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법안의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초 수소발전 입찰 시장 개설

SK E&S가 2025년 생산하겠다고 목표로 잡은 블루수소의 규모는 연산 25만톤이다. 이중 5만톤은 액화수소 형태로 모빌리티용으로 공급되며 20만톤은 연료전지 등 수소발전용으로 공급된다. 핵심 파트너사인 미국 플러그파워가 연료전지에 강점을 보이는 곳인 만큼 SK E&S도 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사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로 발전된 전기는 정부가 최근 개설하겠다고 밝힌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통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수소발전 입찰 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해 정부가 수소발전 전기를 구매하는 형태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중 올해부터 열리는 일반수소 입찰시장을 통해 2025년부터 매년 1.3TWh씩 신규 입찰을 한다. 청정수소를 사용하는 발전기만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은 2024년 개설돼 2027년 3.5TWh, 2028년 3.0TWh 물량의 입찰을 실시한다.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 연도별 물량.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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