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마승철 나라셀라 회장 "와인 가치 전파 앞장선다"②제대로 된 유통망 구축 위해 IPO 결심, 일체감 있는 와인 유통채널 확립 계획
서하나 기자공개 2023-04-07 10:56:12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인을 한마디로 함축하면 '다양성'이 아닐까. 포도의 종류, 제조국, 기분에 따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주류다. 앞으로 한국 사회가 한층 선진화되면서 주류에서도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마승철 나라셀라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5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더벨과 만나 와인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이렇게 전했다. 마 회장은 1984년 두산그룹에 입사해 대부분을 박용만 전 회장 산하 기획조정실에서 일했다. 두산씨그램이 인수한 위스키 수입사 디아지오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하면서 주류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마 회장은 디아지오코리아 런던지사에서 1년간 근무하면서 세계 주류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국 주류 시장 역시 빠른 산업화와 국민소득 증가로 선호 주종이 소주에서 맥주, 다시 와인과 위스키 등으로 점차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 회장은 "기획 부서에서 오래 일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었다"라며 "과거엔 소득 수준이 높은 일부만 즐기던 와인이 한국에서도 점차 보편화돼 소득 수준이나 연령과 상관없이 다양한 계층이 즐기게 될 것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마침 물류센터 사업을 매각해 자금 여력이 있었다. 한국 와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는 비전과 확신으로 2015년 약 235억원에 나라셀라를 인수했다. 당시 마 회장의 나이 50을 훌쩍 넘겼을 무렵이다.
마 회장은 "내 삶은 공자보다는 노자에 가깝다"라며 "한 단계 뛰어넘는 삶을 추구하는 게 노자의 삶인데, 나 역시 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라고 전했다.
대기업부터 다국적 기업, 평사원부터 부사장을 모두 거친 마 회장이 가장 먼저 챙긴 일은 명확한 비전을 수립하는 일이었다. 나라셀라를 인수한 이후 120~130명 정도 전직원과 함께 워크샵을 떠나 비전을 선포했다. 수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이후 연도별 달성 목표와 조직개편, 문화 개선 등을 수립해 시행했다.
마 회장이 인수할 당시 매출 300억원대였던 나라셀라는 지난해 1100억원대 와인 전문 수입 유통 기업으로 성장했다. 마 회장의 예측대로 국내 와인 시장은 급성장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른 국내 와인 수입량·수입액 추이를 보면 2016년 37톤이던 수입량은 2021년 77톤으로, 이 기간 약 2503억원(1억9100만 달러)였던 수입액은 2021년 약 7339억원(5억6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와인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마 회장이 보기에 나라셀라 또한 단순히 와인을 수입하는 단계를 넘어 제대로 유통하고 와인 문화를 전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였다. 국내 와인 업계 1호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보자는 결단도 그래서 내렸다.
마 회장은 "현재 국내 와인 유통 형태는 각자가 자체망을 통해 유통하는 식인데 이를 좀 더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며 "실제 와인샵 주인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해서 도심 물류 센터와 포스 시스템 등을 통한 재고관리,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등을 제공해 일체감 있는 유통회사를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라셀라는 다양한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와인을 구입해 바로 마시는 호텔·바·레스토랑 등 ON 채널과 직영채널·대형 할인점·백화점·편의점 등 OFF 채널을 모두 갖췄다. 직영채널로는 △프리미엄 와인샵 '와인타임(winetime)' △와인샵&바 '하루일과' △와인아울렛 '와인픽스' 등을 두고 있다.
마 회장이 그리는 10년 뒤 나라셀라 모습은 어떨까. 독특한 주류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단순히 술을 파는 기업을 넘어 와인이 주는 가치를 인식시키는데 앞장서는 기업이 되고 싶다"라며 "장기적으론 한국에서 와인을 제조하거나 K팝, K문화처럼 K주류(한국 주류)를 세계적으로 상품화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새벽 5시반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오전 내내 회의에 참석하거나 업무를 본다. 오후 중에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한 뒤 저녁엔 주로 와인을 곁들인 모임을 한다. 주중 워낙 바쁜 일상을 달리는 만큼 주말엔 강원도로 떠나 이틀 정도 푹 휴식을 취한다.
마 회장은 2대째 수입 주류 협회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과거엔 10%에 불과했던 수입 주류 비중이 30% 정도로 올라왔다"라며 "이제는 주류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술에 대한 수입 규제 완화, 온라인 주류 구입, 주세율 변경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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