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SM 분석]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이익 두배…어떻게 볼까손보사 조단위 순익 예상…CSM 과대 경향, 기간경과시 손익역전 가능성
서은내 기자공개 2023-04-07 08:03:29
[편집자주]
보험업권에 부채의 시가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IFRS17 회계기준이 도입되자 보험사 재무지표에 대한 셈법이 크게 바뀌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지표가 보험계약마진, 즉 CSM(Contract Service Margin)이다. CSM의 변동을 보면 해당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들에 대한 수익성을 비롯해 회사의 가정 및 계리적 역량, 신뢰성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 평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주요 보험사들의 CSM의 변화와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FRS17 도입으로 손해 보험사들이 올해 조 단위의 순이익을 바라보고 있다. 생명보험사들 역시 대체로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변경만으로 급증한 이익을 놓고 그 해석과 평가가 한동안 보험업계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6일 각사별 공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별도 기준 56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IFRS17 기준을 적용하면 순이익 규모는 1조1820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다. 올해에도 현대해상은 1조1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 대부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9806억원의 당기순이익(별도)을 기록한 DB손해보험 역시 새 기준을 적용하면 순이익 규모는 1조6703억원으로 7000억원 가까이 급증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메리츠화재는 8683억원에서 1조3119억원으로, 삼성화재는 1조1414억원에서 1조4764억원으로 각각 4500억원, 3500억원씩 증가한다. 보험사들의 순이익 수준이 기준 변경 만으로 1조원 미만에서 1조원 중반대로 훌쩍 오르는 셈이다.
◇ CSM이 향후 순이익 결정, 핵심 지표로
보험회계기준 IFRS17은 지금까지 적용한 기준과 달리 보험부채를 현행가치로 평가함으로써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충실하게 표시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새 기준 적용 과정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수익 인식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바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보험료를 받았을 때 보험사가 이것을 수익으로 잡았다면 앞으로는 사고가 발생한 날, 혹은 비용 발생일에 수익을 잡게 된다. 다른 업종은 일찍부터 이런 발생주의를 사용해왔으나 보험업만 예외였다.
IFRS17 하에서 당기순이익은 새로 평가된 보험부채를 시작점으로 해서 산출된다. 발생주의에 입각해 제공되는 서비스만큼 보험부채가 감소되고 그 부분이 보험수익으로 잡히게 된다. 그런 다음 실제 그 기간에 발생한 보험금, 사업비를 차감하고 투자에 관한 손익(보험금융손익)을 가감해 순이익이 결정된다.
부채 평가 시점에 세운 가정대로 예상 사업비나 예상 보험금이 실제 발생된 비용과 같아진다면, 당기순이익 규모는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과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 기준하에서는 CSM이 핵심적인 경영관리 지표로 떠오른다.
같은 맥락에서 CSM은 향후 보험사의 순이익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회사가 정확한 가정을 사용해 보험부채를 평가, CSM을 산출했다면 그 CSM이 매년 나뉘어(상각) 그 해의 순이익으로 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통상 CSM 상각률은 7~10% 수준이다.
◇ 신중한 접근 조언…매출 지속 성장 없으면 손실 발생 구간 돌입
문제는 이렇게 해서 나온 순이익이 과거의 순이익 수준보다 크게 급증한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수익성이 실제로 더 나아진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 도입 전후 이익을 단순 비교해서 평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기준 전환의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간이 지날수록 손익의 역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사의 순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전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한 보험회계 전문가는 "신제도 도입 연착륙을 위한 정책 중 할인율 제고 효과로 기준 전환시 부채 총계는 감소하고 CSM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간이 경과하면 언젠가는 점차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손실이 발생하는 지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매출의 지속 성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경영 목표가 과거에는 손익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면 IFRS17 도입 후로는 자산과 부채의 대응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재무상태표보다 손익계산서가 중요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재무상태표가 보험사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게 된다"면서 "그동안 경영의 중심이 당기 이익 자체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장기 이익, 즉 가치 중심 경영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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