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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K-순환경제]박원서 유니슨 대표 "전략적 제휴로 기업가치 제고 총력"③대체에너지 전문가, 수익구조 손 봐 임기 내 배당 목표…中제휴·베트남 진출 등 신사업 지휘

조영갑 기자공개 2023-04-12 08:45:48

[편집자주]

순환경제(Cirucular Economy) 시대가 오고 있다. 자원투입→생산→사용→폐기에서 종결되는 선형경제를 탈피하고, 영속가능한 경제 모델이 글로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RE100(100% 전력대체)' 행렬에 동참하고, 코스닥·비상장사들은 폐자원으로 다양한 소재를 뽑아내는 등 K-순환경제가 태동하고 있다. 더벨은 K-순환경제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력산업은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데, 유니슨 같은 로컬기업이 오퍼레이션(운영)만 잘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풍력산업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를 읽고 전략적인 선택을 하는 게 현명한데, 필요하다면 해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유니슨의 가치를 키워나가겠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유니슨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박원서 대표(사진)는 인터뷰 내 '전략의 중요성'에 대해 할애하면서 거대 플레이어들의 각축장이 된 풍력시장에서 유니슨의 존재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에 순익 구조로 턴어라운드하고, 주주배당 등 이익환원에도 나선다는 포부다.

3월 말 신임 대표이사로 임기를 시작한 박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 학·석사를 졸업하고, 레네테크 신재생에너지 본부장, 대우조선해양 풍력영업 그룹장, 유니슨 풍력본부장을 지낸 풍력발전 전문가다. 조력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레네테크를 거쳐 풍력발전 기업에 안착, 대체에너지 시장과 기술 전반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다. 봉화오미산풍력(60MW), 삼척육백산풍력(32MW) 등 자체 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을 총괄했다.

박 대표의 올해 미션은 단연 '기업가치의 극대화'다. 1984년 설립 이래 유니슨이 풍력단지 설계 및 운영, 풍력시스템 제조 등 토탈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국내 풍력발전 계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잡았지만, 글로벌 각축장 안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박 대표의 진단이다. 유니슨은 지난해 2391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년대비 60% 수준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지만, 원재료 조달 등에서 고전하며 순손실 구조를 깨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적극적 협력과 제휴로 세계 풍력시장 안에서 체급을 키우고, 동시에 수익구조도 손 보는 등 전사적 '리노베이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은 로컬기업들의 발호(1세대)와 글로벌 기업의 탄생(2세대)을 거쳐 공격적 M&A(인수합병)을 통한 '콘솔리데이션(consolidation·세력확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화석연료 고갈 및 원전 리스크가 확산되자 풍력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에너지 구조변화와 궤를 함께 한다. 각 대륙의 로컬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덩치를 불린 베스타스, GE, 지멘스가메사 등 글로벌 '풍력 3대장'의 점유율은 80~90% 수준(중국 제외)이다.

특히 글로벌 1위 베스타스는 2020년에만 32개국에 1만6186MW를 설치하는 등 최강자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국 역시 베스타스가 노리는 풍력 이머징 마켓이다. 박 대표는 이에 맞서 중국 3위권 업체인 '밍양'과 손을 잡고, '밸류업' 액션플랜을 짜고 있다. 밍양의 우수한 서플라이체인과 유니슨의 기술력을 결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톱티어들과 자웅을 겨루겠다는 구상이다. 타깃은 해상풍력이다.

박 대표는 "해상풍력시스템은 운송과 설치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보는데, 밍양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관련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어 유니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들이 많다"면서 "사천공장이 8만평 대규모로 구축돼 있고, 선착장 역시 가까워 해외 기업들과의 운송 등 원가경쟁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슨은 밍양과 손잡고, 해상용 14~16MW급 대형 터빈의 공급을 서두르고 있다. 밍양 입장에서는 유니슨을 도약대로 글로벌 진출을 꾀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올해 베트남 자체 사업과 신제품 출시로 유니슨의 내재적 역량 역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은 중국 사업자들을 견제하면서 국영기업 중심으로 육, 해상풍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풍력발전 개발 이력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에 국내 기술을 도입하고 싶어한다. 기술이전의 파트너로 유니슨을 낙점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베트남 역시 해상풍력에 대한 잠재력이 엄청난 시장"이라면서 "베트남 정부가 장기적으로 풍력발전 기술을 이전받고 싶어하는데, 우리 역시 이미 개발한 터빈, 타워 제품을 베트남에 파일럿 공급하면서 기술을 점진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개화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유니슨은 에너지관리공단의 해외수출 지원용 타당성 검토 지원사업에 선정돼 현재 베트남 초기 프로젝트 개발 건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아이템 핀파일(Pin Pile) 생산 역시 준비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의 경우 해상풍력 터빈의 재킷(강구조물)을 지탱할 약 80~100m 길이의 기초 구조물이 필요한데, 최근 국내를 비롯해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핀파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공급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핀파일의 길이 때문에 이를 내부에서 조립해 운송으로 바로 연계할 설비가 국내에 드물다는 것인데, 유니슨 공장이 이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사천공장의 길이가 400m 수준이고, 공장 바로 앞에 항이 있어 내부에서 핀파일을 조립해 바로 운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타워보다 핀파일이 이익률이 좋은 만큼 현재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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