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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수소경제]효성의 앞선 행보, 청정수소까지 이어질까⑥액화수소 사업 연말로 연기, 블루수소·그린수소 생산시기는 미정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11 07:19:02

[편집자주]

수소는 에너지 전환을 논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에너지원이다. 친환경적일뿐 아니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라 '꿈의 연료'라고 불린다. 아직까지는 수소경제로의 진입에는 풀어야 할 기술적, 경제적 문제가 산적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인 셈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각광받아온 수소에 대한 정부 및 시장의 관심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수소 경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더벨이 수소 산업과 관련한 우리나라 및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국내 기업의 사업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은 SK·현대차·포스코 등과 더불어 일찌감치 수소 사업 진출을 선언한 곳이다. 다른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재계 서열 10위권 안에 드는 데 비해 효성그룹의 순위는 29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속도는 가장 빨랐다.

효성그룹이 독일 린데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소 관련 투자 계획을 공식화한 시점이 2020년 4월이다. SK그룹이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포스코 그룹이 수소 사업 진출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한 시점이 같은해 12월이었다.

수소사업에 대한 빠른 대응에 나선 효성그룹의 자신감은 2000년부터 압축천연가스(CNG) 사업을 실시하며 쌓은 업력에서 비롯됐다. 일찌감치 쌓은 CNG 충전 시스템 관련 기술과 운용 역량이 수소충전소 기술로 이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빠르게 구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5월에서 연말로 연기, 아직은 선두권

효성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첫걸음은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이다. 독일 린데그룹과 손잡고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효성그룹의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t) 규모의 공장을 설립 중이다.

수소사업에 빠르게 진출했던 만큼 당초 계획했던 액화수소 상업생산 시기도 다른 기업에 비해 빠른 다음달 중이었다. 하지만 효성그룹에 따르면 액화수소의 상업생산은 올 연말으로 미뤄진 상태다. 설계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소요가 발생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며 시기가 밀렸다는 설명이다. 원래 일정보다 미뤄지기는 했지만 효성그룹은 올해 액화수소 플랜트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국내 3곳 중 1곳에 속한다.

액화수소플랜트가 완공되면 효성그룹과 린데그룹은 전국 120여 곳에 수소 충전 인프라를 조성한다. 수소 충전소는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이 운영한다. 액화수소의 원료가 되는 부생수소는 효성화학의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등을 활용한다. 이 구상대로라면 원료부터 충전소까지 이어지는 효성그룹의 수소 밸류체인이 올해부터 돌아가기 시작하는 셈이다.

아직까지는 생산된 수소의 활용처가 수소차 충전용으로 한정돼있지만 향후에는 혼소발전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출처: 효성 IR 자료)
◇아직은 모호한 청정수소 로드맵

효성그룹이 밝힌 수소사업은 아직까지 청정수소의 영역은 아니다. 수소 생산 시 탄소배출이 발생하는 그레이 수소로 분류된다. 효성그룹은 일차적으로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통해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루수소란 수소 생산까지 탄소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를 의미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수소 생산까지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수소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이를 위해 효성그룹은 전라남도와 손잡고 수전해 설비를 구축에 나선다.전라남도는 2030년까지 전남 신안에 8.2GW 규모, 여수를 중심으로 한 동부권 5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상풍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수전해 설비를 가동하면 탄소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수전해 설비 외에도 그린수소의 저장 및 활용을 위해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 2곳을 건립한다. 효성그룹의 총 투자금은 1조원이다.

하지만 효성그룹의 청정수소 사업 계획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 블루수소 사업을 언제 실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효성그룹 측의 답변이다. 그린수소 사업 역시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되면 2031년까지 약 11만 명의 고용이 유발될 것"이라는 설명만 있을 뿐이다.

◇원전 통한 핑크수소, 수소 핵심 소재까지

이밖에도 효성그룹은 다양한 수소와 관련된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경상북도 울진군과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원자력 발전을 활용해 생산하는 '핑크수소'는 탄소배출이 적고 값이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발전원이 원자력인 이상 안전성과 핵폐기물 발생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핑크수소를 청정수소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다만 우리나라 수소법에는 생산방식보다는 탄소 배출 기준을 청정수소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핑크수소 역시 청정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출처: 효성 홈페이지)
또 효성그룹은 계열사 효성첨단소재를 통해 수소저장용기에 쓰이는 주요 소재인 탄소섬유 사업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2028년까지 연산 2만4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주 공장에 1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수소차용 수소용기 등 모든 수소 저장 솔루션에 탄소섬유를 공급해 일본 회사들이 장악한 탄소섬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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