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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기초체력 다진 금호석화, 라텍스 투자여력 확보작년 라텍스 35만톤까지 감산에도 현금창출력 입증

김동현 기자공개 2023-04-12 07:38:5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자랑하는 탄탄한 재무구조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수혜를 누린 NB라텍스 사업이 있다. 의료용 고무장갑의 원료로 사용되는 NB라텍스 수요가 코로나19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금호석유화학 역시 현금 유입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업황이 바닥을 찍었지만 이미 1조원 이상의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 등)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글로벌 수요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생산량 확대 및 증설 투자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 NB라텍스, 현금 축적

2008년 NB라텍스 개발·판매를 선언한 금호석유화학은 라텍스(LATEX) 생산능력을 키워가며 기존 합성고무 사업의 고부가화를 추진했다. 타이어, 신발 등에 활용되는 범용 합성고무 외에도 제지·카페트(SB라텍스), 의료·위생장갑(NB라텍스) 등의 소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1년까지 7만톤 규모에 불과했던 라텍스 생산능력은 10배 이상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79만3000톤에 이른다. 이중 NB라텍스 생산능력이 71만톤, SB라텍스 생산능력이 8만3000톤 수준이다.

이러한 라텍스 생산능력 확대는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NB라텍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0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3% 증가한 7421억원을 기록했고, 그 다음해에는 더 큰폭의 성장을 이루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현금창출력의 기반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0년 9232억원으로 1조원대 수준에 근접했고, 2021년에는 2조6149억원을 기록하며 그해 말 현금성자산 규모는 1조7639억원까지 확대됐다. 2017년 세자릿수대를 기록하던 부채비율은 그해 말 59.7%까지 떨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의 라텍스 호황기는 생산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10만톤 수준에 불과했던 라텍스 생산량은 점차 그 규모를 키워 2020년 처음으로 60만톤선을 넘어섰다. 라텍스 수요가 지속된 2021년에도 65만톤을 생산하며 60만톤 수준을 유지했다.

◇업황 부진에도 EBITDA 1조 유지, 차입 부담 완화

코로나 엔데믹으로 전환한 지난해 NB라텍스 수요 감소에 따른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감산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라텍스 생산량은 35만톤에 그쳤는데, 이는 2016년(30만9000만톤) 라텍스 생산량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상반기 누적 대비 생산량이 6만톤 정도만 늘었을 정도로 라텍스 시황이 바닥을 찍었다. 라텍스 시황 악화로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절반 가까이 줄며 1조147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EBITDA는 1조원선을 지켜냈는데 이는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기존 사업의 생산 감축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용고무 제품군인 합성고무의 경우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생산량 70만톤선을 지켰고, 지난해 합성수지 제품군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 줄어든 68만톤이었다.



현금창출력이 줄긴 했으나 호황기에 현금성자산을 축적한 덕분에 금호석유화학의 차입 부담은 최소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금호석유화학의 현금성자산은 1조1509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총차입금은 2021년 1조334억원에서 지난해 7968억원으로 줄었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12.7%에서 10.3%로 축소됐다. 회사의 상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총차입금/EBITDA는 0.6배에 불과하다. 사업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빚을 갚는 데 1년이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감산을 결정했던 라텍스 생산시설의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신규 증설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NB라텍스 시황이 개선세를 보여 더이상의 감산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4월까지 23만6000톤 규모의 NB라텍스 증설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다. 증설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은 총 2765억원 규모로 회사는 지난해까지 987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금호피앤비화학(715억원), 금호폴리켐(2940억원) 등 계획된 자회사 투자금액을 합해도 5000억원이 되지 않아 당장의 차입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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