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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그 후]WCP 주가 흐름 따라 주관사단 실적 '영향권'테슬라요건 특례상장 '주의보'…풋백옵션 손실 가능성도 고려해야

오찬미 기자공개 2023-04-19 07:10:25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블유씨피(WCP)가 기업공개(IPO)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6만원)에 한번도 도달하지 못하면서 올해 1분기 주관사단의 손실 인식이 불가피해졌다. 주관 수수료와 인수 수수료로 받은 수익보다 손실로 떠안은 규모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낮은 밸류에 프리IPO(상장 전 투자) 투자자로 참여해 기대할 수 있었던 수익분을 감안하더라도 손실이 수익을 상회한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4분기에 미리 손실을 인식해 올해 부담을 줄였다.

◇테슬라 상장 트랙 주관사단 '풋백옵션' 부여

1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WCP의 상장을 도운 주관사단이 올해 1분기 실적에 풋백옵션에 대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할 전망이다. 다만 KB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손실 일부를 반영해 올해에는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CP는 2022년 9월30일 코스닥 상장을 통해 증시 입성을 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고 삼성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했던 딜이다. KB증권은 2022년 1월 국내 증시 역대 최대 규모 상장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 IPO 주관을 따낸 덕분에 WCP 딜을 이어 수임하게 됐다. 다만 WCP는 이익 미실현 기업으로 '테슬라요건 특례상장' 트랙을 밟아 상장해야 해 딜 난이도가 더 높았다.

테슬라요건 상장은 상장 주관사가 현재 실적으로는 상장이 힘든 기업을 보증해서 상장시키는 제도다. 주관사를 믿고 투자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에게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요청할 경우 공동 대표 주관회사와 인수 회사를 포함한 인수단이 상장 후 3개월간 공모가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줘야 한다.

주관사단은 전체 공모 수량 중 25.48%를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하면서 총 183만4572주에 대해 풋백옵션을 부여했다. 1100억7432만원 규모다. 각 증권사별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배정된 주식은 KB증권 97만여주, 신한투자증권 73만여주, 삼성증권 13만여주로 금액으로 따지면 KB증권 약 580억원, 신한투자증권 약 430억원, 삼성증권 약 8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장 후 공모가 회복 못해…풋백옵션 대량 행사

일반적으로 풋백옵션은 행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모주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상장 첫날 주식을 매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WCP의 경우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6만원)를 밑돌았고 3개월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해 환매청구권 행사가 대량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WCP의 풋백옵션 행사가격은 공모가의 90%인 5만4000원이다. 행사 기한인 올 1월 2일에도 주가가 4만1400원에 수렴돼 공모가 대비 30% 이상 낮았다. 주관사단이 개인 투자자들의 WCP 주식을 5만4000원에 되사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행사 마지막날 종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주관사단의 손실 인식 규모는 230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주관사단은 인수수수료로 발행금액의 1.5%인 약 65억원을 수수료로 받았는 데 추정 손실액이 수수료 수익을 상회한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인수물량이 커 손실 규모가 각각 100억원 상당일 것으로 파악된다. 수수료 수익 약 34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손실액이 50억원을 넘는다.

주관사단은 풋백옵션 행사로 인한 손실을 늦어도 올해 1분기 재무제표상에 반영해야 한다. 증권사별로 인식을 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회계상 올 1분기 단기매매증권 항목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풋백옵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인식한 손실 규모가 상장 수주액 대비 두배 이상된다"며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은 WCP 주관 수수료로 번 수익보다 손실 규모가 커서 실익이 없었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환매청구권이 얼마가 들어왔는 지는 별도의 공시 대상은 아니라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안전장치' 상장전 지분투자 몫, 전량 보호예수 해제…손실 방어 가능할까

주관사단은 풋백옵션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 앞서 프리IPO에 참여해 낮은 밸류에이션에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일종의 '안전 장치'를 마련해뒀다.

프리IPO 투자 단가는 1주당 4만5873원으로 공모가 6만원보다 약 25% 낮다. KB증권은 2021년 9월 10일 200억원을 보통주에 투자해 총 25만5394주를 취득했고 신한투자증권은 같은해 9월 13일 50억원을 CB(전환사채)에 투자했다. 30일 보통주로 전환하며 총 28만9586주를 취득했다.

KB증권은 지분 전량에 대해 6개월 보호예수를 설정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지분 절반은 3개월, 나머지 절반은 6개월 보호예수를 설정해 최근 의무보유가 모두 풀린 상황이다. 장내 매도가 가능해졌으나 아직까지는 매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WCP는 주가가 1월 4일 역대 최저가인 3만930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서서히 반등해 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WCP 관련 손익을 지난 해 말 일부 반영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손실로 인식했지만 4월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전체적인 손익을 감안하면 이익 구간에도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사의 프리IPO 참여 지분과 LP로 참여한 지분에 대해 정확한 투자 단가는 알 수 없지만 현 주가 상황에서는 상당부분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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