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4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골든테라스)' 내 공동주택용지가 공매로 나왔다. 인천도시공사(iH)가 사업을 추진한 이래 중국과 캐나다 자본이 보유하고 있던 용지다. 인천광역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고시를 받았으나 악화된 업황에 발목을 잡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 중구 운북동 1278-1·2·11·12에 위치한 8만9358㎡ 규모 필지가 공매 물건으로 등록됐다. 캐나다 자본의 외국계 투자기업인 경산국제학교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던 필지다. 경산국제학교개발원은 국제학교 유치와 함께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하는 시행사로도 알려져 있다.

최저입찰가는 제일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2378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날 1회차 공매를 시작해 다음달 17일까지 총 17번에 걸쳐 공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향후 회차에 따라 2378억원이었던 최저입찰가는 1722억원까지 낮아지게 된다.


인천 중구 운북동 1278-1·2·11·12는 인천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미단시티 사업의 공동주택용지 1·2블록에 해당한다. 미단시티는 인천 중구 운북동 일원 271만㎡ 부지에 1만4198명(5567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복합 레저단지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고시를 받은 데 이어 2008년 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해 말에는 용지보상 착수에 들어갔다. iH가 미단시티 내 들어서는 리조트 개발사업을 중국 푸리그룹에 맡긴 시점은 2017년 무렵이다.

푸리그룹은 리조트 개발사업을 맡자 인근에 위치한 공동주택용지 1·2블록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푸리그룹의 계열사인 알앤에프코리아가 매입 주체로 활용됐다. iH가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계약관련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당시 매매가는 700여억원정도로 추정된다.

알앤에프코리아는 소유하고 있던 공동주택용지 1·2블록이 공매상 매도자인 경산국제학교개발원에 넘어간 시점은 2021년 10월 즈음이다. 등기부등본에는 매입가로 1560억원이 기입돼 있다. 공동주택 1·2블록이 iH와 알앤에프코리아를 거쳐 경산국제학교개발원이 보유하게 된 과정이다.


공동주택용지 1·2블록은 권리자가 수 차례 변동됐지만 꾸준히 사업이 진척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산국제학교개발원이 사업을 맡은 이후에는 국제학교를 유치하던 회사 특성상 조기교육과정을 포함한 영국국제학교가 들어선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인천광역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공동주택용지 1·2블록에 대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고시를 받았다. 고시는 부지에 연면적 24만6146㎡, 지하 2층~지상 최고 45층, 8개동, 136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 근리생활시설을 짓는 걸 골자로 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기를 맞자 경산국제학교개발원은 부지를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한길회계법인이 제출한 경산국제학교개발의 감사보고서가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점에 미루어 사업 재추진에 대한 의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 낙찰자를 찾는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KB부동산신탁이 추진하는 공매계획을 보면 2근무일 주기로 하루에 공매를 2회차씩 진행한다. 이는 낙찰자를 찾기 어려운 부지의 기한이익상실(EOD) 요건을 빠르게 확보해야 할 때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