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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기상황 아니다...글로벌 금융위기때와 달라" [thebell interview]톰 조이스 MUFG증권 전무 "경기불황 불가피…글로벌 은행 리스크 현실화 힘들어"

이상원 기자공개 2023-04-28 07:14:2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캐피탈 마켓은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를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해 각국 정부가 긴축에 돌입하며 풍요롭던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풍요로움이 달콤했던 만큼 변화에 따른 시장에 대한 충격도 컸다.

그럼에도 MUFG증권의 톰 조이스(Tom Joyce) 전무는 지금이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변동성 확대로 가시성은 낮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원인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향후 매크로 슈퍼사이클이 과거와는 차별화되며 그 기간도 짧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이제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의 잇따른 파산에 글로벌 은행 리스크는 괜찮을까. 최근 서울을 방문한 톰 조이스 전무를 더벨이 직접 만나 글로벌 캐피탈 마켓에 대한 그의 전망을 들어봤다.

◇매크로 슈퍼사이클 전초단계…"변동성 확대에 선조달 해야"

톰 조이스 전무(사진)는 MUFG증권 글로벌 캐피탈 마켓, 기업금융(IB) 비즈니스 전략가다. 1993년 홀리 크로스 칼리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2000년에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비즈니스스쿨 MBA를 취득했다.

그는 25년간 뉴욕과 런던, 홍콩,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IB로 활동했다. 지난 15년간 MUFG증권 뉴욕법인에서 글로벌 캐피탈마켓 분석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 TSMC, 페이스북 등을 비롯해 S&P500에 편입된 글로벌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기업별로 특화되고 심도 있는 분석 콘텐츠를 C레벨과 이사회에 제공하고 있다.

조이스 전무는 시장금리가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반보다는 낮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제와 시장 상황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만큼 매크로 슈퍼사이클이 과거 대비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지금이 그 전초단계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 40년 대안정기(Great Moderation) 동안 지속된 미국채의 강세장(Bull market)도 끝나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제로금리 정책들도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채의 장기적 금리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이다. 탈세계화(De-globalization), 에너지 체계 전환, 노동력 부족, ESG전환 등에 따라 새로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세계 85%의 중앙은행이 긴축에 돌입했다. 긴축은 지난해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올들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높은 변동성으로 예측이 어려운 만큼 기업들은 금리·환 리스크를 미리 헤지(Hedge)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조이스 전무는 "전 세계 톱5의 경제국들이 GDP 기준 글로벌 경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들 국가들에서 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글로벌 경기 불황이 대두되고 있다. 경기 회복은 2024년쯤에야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국 유례없는 긴축기조, 실물경제 영향 본격화

미국은 지난 5년간 10조달러에 이르는 부양책을 통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어떤한 형식으로든 인플레이션과 시장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GDP의 약 80%는 서비스업에서 비롯된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은 금융서비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전례없는 저금리, 저성장, 저인플레이션의 상황에서 미국 경제는 체질적으로 금융업 위주로 재편됐다. 오랜 기간 제조를 해외에 아웃소싱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미국이 긴축을 시작한 지 불과 1년만에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고금리에 대한 대응에 미흡한 모습과 함께 부작용을 보여왔다. 역사적으로도 미국의 긴축은 금융위기를 야기하기도 했다.

조이스 전무는 "불과 1년전 미국 기준금리는 사실상 제로였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미국 연준은 1980년대 이래 역사상 가장 빠른 긴축을 단행했다"며 "지난해 미국이 긴축을 시작한 해라면 올해는 전 세계가 이 여파를 제대로 경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시차(lag)를 두고 작동해 대체로 12~18개월 이후에 시장에 효과가 나타난다"며 "지난해 전례없는 빠른 긴축은 일정 기간 이후 분명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은행 리스크 없다…"경기불황 피하기 어려워"

지난 3월 SVB와 CS가 잇따라 파산했다. 이들의 연쇄 파산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과 글로벌 금융시장은 2020년초 코로나19 발발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 24조달러에 이르는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달러에 크게 기반한 글로벌 금융시스템도 이 같은 환경에서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미국내 보유채권자산에 대한 미실현손실이 2021년말 기준 80억달러에서 지난해말 6200억달러 규모로 급증했다. 이러한 부분이 잠재적인 뇌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조이스 전무는 분석했다. 당시 은행들의 부실자산이 현실화되면서 유동성 경색을 일으켰다. 이에 반해 현재 글로벌 은행들은 우수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미국 은행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금융시장 충격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총자산 규모가 2500억달러 미만인 지방 중소형은행이 실물경제에서 역할이 매우 크다. 이들은 미국내 전체 소비자, 산업대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주택, 상업 모기지 시장에서는 각각 60%, 80%를 차지하고 있다.

조이스 전무는 "일부 소규모 은행의 경우 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2008년과 다르다. 현재 은행 시스템은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자본비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의 유동성은 엄격하게 규제된다. 미국을 비롯해 유로, 일본 등 주요국 중앙 은행은 사실상 무제한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문제는 시스템내 약간의 불균형이 있지만 정부가 이에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 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문제는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황으로 넘어갈지 여부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총 12번의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 당시 부도율은 6%를 넘어섰지만 현재 약 2%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4.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단순 수치상으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그는 "12번의 경기침체후 통상적으로 약 12~15개월 후 경제는 불황에 들어갔다. 그 중 9번은 경창륙, 3번은 연착륙이었다. 60년대와 80년대, 90년대 중반이었다"며 "우리가 불황을 피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긴축의 정도가 인플레이션보다 클수록 불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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