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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파일]코리안페이퍼 '산증인' 최영우 MUFG증권 총괄본부장외평채 주관부터 다양한 한국물 '최초' 섭렵…"국내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파"

이상원 기자공개 2023-02-22 13:37:3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영우 MUFG증권 DCM 코리아 데스크 총괄본부장은 한국물(Korean Paper) 역사의 산증인이다. 시장의 태동과 성장을 거쳐 지금의 성숙기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간 그는 언제나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모든 커리어를 외국계 하우스에서 쌓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한국에 머물러 있다. "제가 하는 일이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에 의미있는 기여를 했으면 합니다"라는 말에 진심이 느껴졌다.

이러한 고민은 한국물 시장에서 MUFG증권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예측불가한 상황에서 국내 이슈어들에게 글로벌 시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달하며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바탕으로 리그테이블에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등 값진 결과를 만들어 냈다.

◇성장 스토리 : 외교관 꿈꾸던 학생, 정통IB맨으로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영우 총괄본부장(사진) 원래 꿈은 외교관이었다. 1993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영어를 잘해야 하는 만큼 이듬해 무작정 카투사로 자원 입대했다. 그리고 글로벌 감각을 키워야 겠다는 생각에 제대후 1997년 교환학생으로 캐나다로 건너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놓는 계기가 된다.

하루는 캐나다 주재 총영사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외교적인 부분을 기대하고 갔지만 온통 금융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당시 외환위기(IMF)로 한국이 구제금융을 받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것이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다.

졸업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진학해 국제통상금융을 전공하며 진로를 변경했다. 금융을 배워갈수록 관련업에서 커리어를 쌓아가겠다는 포부가 확고해졌다. 외교관을 꿈꾸던 시절 쌓은 영어실력과 글로벌 감각을 발판 삼아 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럴CIB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입사 후 가리지 않고 모든 영역의 업무를 섭렵해나갔다. 스카이라이프 유상증자, 대한해운 매출채권 유동화 등 딜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02년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의 한국 진출과 함께 인재영입 과정에서 최 총괄본부장은 Investment Banking Division(IBD) 원년멤버로 합류했다.

최 총괄본부장은 "당시 국내 IB 업계에서 또래가 거의 없었다"며 "새로 진출한 회사로 픽스드인컴(Fixed Income) 업무만 했다. 워낙 캐피탈마켓이 새로운 영역이었던 만큼 안해봤던 업무였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해 2명이서 DCM 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초 바클레이즈증권이 한국 철수를 결정할때까지 그곳에서 몸담으며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이후 눈 여겨본 여러 곳에서 오퍼를 받았다. 그럼에도 일본 최대 금융사지만 당시 한국 비즈니스가 전무했던 MUFG증권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 금융시장 발전을 위한 '사명의식'

바클레이즈증권 시절 외평채 발행을 모두 주관했다. 외평채는 IMF 이후 외환의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현대사의 가슴아픈 사연이 담겨져 있다. 이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이로써 외평채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함께 사명의식을 갖고 일하기 시작했다.

바클레이즈와 고(故) 정주영 회장의 인연 역시 그에게 영향을 끼쳤다. 정 회장이 조선소를 짓기 위해 거북선 모형을 들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스토리는 전설로 남아있다. 그리고 당시 차환을 해준 기관이 바로 바클레이즈다. 이곳에 몸 담으며 자신의 일이 국가발전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한 확신을 갖게 됐다.

최 총괄본부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발행사가 해외에서 막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모습의 캐피탈마켓이 국내에 태동하기 시작했을 무렵이기 때문에 대규모 조달은 해외에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2004년에는 이헌재 재정경제부(現 기획재정부) 부총리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정부의 성공적인 IR과 외평채 발행 지원, 한국물 발행사들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데뷔 지원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았다. 이는 DCM 업무가 국가와 한국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그의 소명의식을 더욱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최 총괄본부장은 발행사들이 발전적인 플랜을 갖고 해외시장에서 떳떳하게 투자자를 대하고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자세로 임했다. 이제는 외국계 하우스가 한국내 거점을 마련하며 이슈어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창구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에 거점을 두고 한국 업무를 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업무의 본질상 과거에는 대부분의 한국 DCM인력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었다. 사전 수요조사부터 투자자 모집·발행·등록·상장·주금 납입까지 모든 과정이 해외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 일을 전담하는 인력은 해당 시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이슈어 관점에서 다양하고 생생한 글로벌 시장의 분위기를 보다 정확히 전달하는게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 바클레이즈에서 13년, 금융시장을 위한 기여

바클레이즈 초기에는 딜 주관과 함께 자문업무를 통해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우선 2005년 한국투자공사(KIC) 설립 당시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소속으로 자회사 바클레이즈글로벌인베스터(BGI)를 통해 설립 자문과 초기 자산운용사 선정 작업을 지원했다.

2008년에는 KB국민은행의 국내 최초 구조화 형태의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 구조에 대한 자문(Structuring Advisor)을 맡았다. 당시 국내 금융기관의 주택금융 조달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외화채 발행 논의가 본격화된 시기였다.

특히 한국의 국가등급이 A였던 만큼 진정한 의미의 커버드본드 발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최 총괄본부장은 한국에서도 커버드본드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이후 2014년 커버드본드 발행에 관한 법률, 이른바 '커버드본드법'이 법제화되면서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이듬해 4월에는 '리먼사태' 이후 민간의 외화 조달을 최초로 타개한 한국 최초의 '하나은행 정부보증채' 발행을 주관했다. 당시 국내 민간 외화 수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보증을 활용해 3년만기 10억달러를 미국 국채금리+542.6bp에 프라이싱하며 물꼬를 텄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한국은 리먼사태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 회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바젤III 도입후 한국물 최초 달러화 후순위채, 달러화 기본자본비율(티어1) 확충 목적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주관했다. 각각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은행자본시장을 개척한 기념비적 발행으로 기록됐다. 이후 국내 원화채 시장에도 중장기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트랙레코드2 : MUFG에서의 첫 딜…금융사의 든든한 파트너

2016년 5월 MUFG증권에 합류해 코리아 데스크를 만들고 한국 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첫 딜을 따내는 데까지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해 8월 현대캐피탈의 글로벌본드(144A/RegS) 딜에 북러너로 참여했다. MUFG증권의 첫 한국물 주관으로 의미가 컸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주요 한국물 이슈어다. 당시 트랜치를 3년 단일물로 구성해 4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북빌딩에서 조달금액의 6배에 달하는 24억달러의 수요를 확보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국내 금융사들이 10년 장기물 위주로 발행해온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한국물 시장에서 강자였던 바클레이즈 시절부터 쌓은 최 총괄본부장의 네트워크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국내 잔뼈가 굵은 하우스들을 제치고 북러너로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MUFG증권은 은행, 여전사 등 국내 금융사를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갈 수 있었다.

2016년 더벨 한국물 리그테이블 전체 29위 가운데 27위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인 11위에 올랐다. 9건의 딜을 주관하며 가장 많은 주관건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등 일반기업의 발행을 주관하며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트랙레코드3 : 사무라이·캥거루본드, 압도적인 이종통화 경쟁력

MUFG증권은 일본계 하우스로서 그동안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강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외에도 호주에서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면서 쌓은 기반을 바탕으로 호주 금융시장에서도 대규모 조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3년전이다. 2019년 8월 KDB산업은행은 7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MUFG증권은 당시 북러너로 참여하며 이종통화채 발행에도 남다른 역량을 입증해냈다.

최 본부장은 "일본계 하우스로서 당시 엔화 비즈니스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슈어들에게 조달 다변화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호주 시장에서 오랜시간 축적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단시간내 캥거루달러 비즈니스에서 약진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된 딜이었다"고 말했다.

그해 달러 환산 기준 3억달러의 주관실적을 쌓은 하우스는 MUFG증권이 유일했다. 호주계 하우스인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내셔널호주은행(NAB), 웨스트팩(Westpac) 등을 제치고 주관실적 1위에 올랐다. 이후 우리은행(2020년), IBK기업은행(2022년)의 캥거루본드 발행 모두 MUFG증권의 몫이었다.


◇향후 목표 : 청춘을 바친 업…"나만의 보람 느끼고 싶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MUFG는 360년 역사의 일본 최대 금융그룹이다. 그룹자산 기준 전 세계 톱5에 포함된다. 모건스탠리의 최대 주주면서 전 세계 50여 개국에 진출해있다. 국내에도 외국계 은행들의 한국지점 설립 원년인 1967년에 진출했다. 증권은 예외지만 은행업으로는 가장 먼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 중 하나다.

한국 비즈니스에 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지난 6년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빠르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점진적으로 저변을 넓혀왔다. 자부심을 갖고 있고 늘 책임감을 느끼며 하고 있다"며 "한국내 채권 업무 뿐만 아니라 론차입과 인수금융 업무까지 모두 총괄하고 있다. 현재는 몽골 등 B등급, C등급의 하이일드 프론티어 마켓도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총괄본부장은 지난 1월 몽골 정부의 6억5000만달러의 외화채 발행, 공개매수와 교환거래(Tender&Exchange Offer)를 MUFG 최초로 주관했다. 이러한 실적을 통해 MUFG내 아시아 픽스드인컴 업무 전반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MUFG증권의 한국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최 총괄본부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싶하고 했다.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며 사명의식을 갖고 청춘을 바친 그다. 지난 20년간 흔들리지 않는 목표, 한국 금융시장의 발전에 대한 기여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해외 발행 초기 뉴욕·런던·홍콩 등에서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마치면 어김없이 정부가 역외 코리아 데스크를 한 데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 발전에 대한 그들의 역할과 노고를 격려했다. 교두보 역할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식이었다.

최 총괄본부장은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고 해외 뱅커의 중요도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인식이 바뀌었을 뿐 기여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인정해 줄 것"이라며 "고객인 이슈어에게 의미있는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모두는 아니더라도 고객들이 그렇게 저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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