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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세리온, 펀딩난 딛고 60억 주주배정 유증 막바지 조달 자금 기평 TCB서 2년 연속 A·A 받은 기술력 뒷받침할 재무 안정화 밑거름

최은수 기자공개 2023-04-18 12:55:3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5: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벤처 힐세리온이 60억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최근 비상장 펀딩 시장이 악화된 상황에서 새 투자자를 찾는 대신 기존 주주들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결과다.

힐세리온은 2020년 감사보고서 거절 이슈를 딛고 IPO 재가동에 나섰다. 바이오벤처로선 드물게 매출이 나기 시작했고 해외 사업 거점을 확보한 점을 무기로 내세울 전망이다. 특히 미래지향적인 수익 성장 모델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었던 점은 앞서 재무 및 회계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성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바이오·헬스케어 업체선 이례적 전량 기존 주주배정 유증… 60억 조달 막바지

힐세리온은 총 6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약 모집액 가운데 80% 가량이 납입됐다. 이번 자금조달은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유상증자의 성격인 점이 눈길을 끈다.

통상 바이오벤처는 일부 후속 투자를 약속한 FI(팔로우온)를 제외하곤 신규 투자자들을 모집해 그들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시리즈(3자배정) 명목의 투자를 선호해 왔다. 다만 힐세리온의 이번 증자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형태다.


힐세리온은 2012년 가천의과대학교 겸임교수 출신인 류정원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헬스케어 벤처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무선 휴대용 초음파를 개발 역량을 갖춘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의료 현장에서 초음파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 임상 분야별로 AI 등을 활용해 초음파 검사 자동화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무선 초음파 진단기 '소논'이 가장 먼저 상용화된 주력제품이다. 기존 초음파 기기 대비 가격과 무게를 낮췄고 의료진이 한층 손쉽게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도록 돕는다. 대표 제품 소논500L(Sonon 500L)은 국내, 미국 FDA, 유럽 CE, 일본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조달 자금은 일부 차입금 상환과 상업화에 성공한 '소논500L'을 비롯한 주력제품의 매출 증대를 위한 원자재 구입, 신제품(소논500C)의 상용화를 비롯한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을 위한 운영자금에 쓸 예정이다. 피부 및 미용시장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한 초음파 자동화 서비스 진출도 계획 중이다.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주들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회사를 바라봐 줬고 펀딩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며 "늦어도 이달 중엔 자금조달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며 2024년 경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차입금 상환 등으로 재무구조 재정비, 해외 매출 중심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힐세리온이 주주배정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 막바지에 들어선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먼저 전 업계가 신규 투자자 모집이 극도로 제한되는 펀딩 혹한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주주배정 유증을 나름의 자구책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힐세리온은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외부전문기관(TCB)로부터 기술평가 A·A를 받았다. 다만 2020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IPO 숨고르기 중이었는데 최근 신한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선정해 재정비를 진행중이다. 이번 주주배정 증자금 중 절반 가량을 회계감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던 차입금 상환 등에 투입할 계획도 알렸다.

앞서 의문이 남는 재무구조와 달리 매출처를 비롯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연착륙을 앞뒀다. 회사 측은 특히 2021년과 작년엔 휴대용 초음파 사업에 대한 지역별 독점 총판체제를 정리하고 국가 및 시장별로 세분화한 딜러 채널을 구축하며 매출 증가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휴대용 초음파 사업의 경우 2022년엔 중남미 전역을 딜러 채널로 개척했다. 더불어 동남아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판매채널 확대도 나서면서 외형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든 상태다.

힐세리온은 아직 2022년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내부적으론 올해 약 110억원의 실적, 영업이익률은 30%를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 기대감을 기존 주주들에게 제시하면서 불안을 일소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를 전략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성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여기에 있다.

힐세리온은 추후 신제품 소논 500 시리즈 출시로 시장 선점을 진행 중이다. 현장 어디서든 휴대가 가능한 무선 초음파 기기(포터블)를 개발한 기술력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소논 500 시리즈는 기존 초음파 시리즈(소논 300)보다 크기 무게는 30% 이상 줄고, 화질 선명도를 3배 가량 높였다. 2021년 유럽 의료기기 인증(CE)을 받았다.

특히 피부미용 분야 전세계 2위 시장인 브라질에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진출을 앞둔 것은 앞서 제시한 매출을 시현할 또 다른 트리거다. 이를 위해 작년 1월 현지 펀샤인과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 판매 계약(계약 규모 총 50억원, 1000대 공급)을 체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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