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값비싼 대형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대개 대기업 제품을 선호한다. 오랜 시간 대중의 선택을 받아온 만큼 쉽게 망가지지 않고 고장 나도 제대로 수리해 줄 거란 믿음 때문이다. 국내 중소형 가전업체들이 수십 년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다.대규모 자금을 맡긴 뒤 더 많이 돌려받아야 하는 출자자(LP) 역시 대형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국내 사모대체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 선정에서 총 18곳을 선정했는데 루키는 없었다. 경기 불확실성 탓에 안정성에 힘주려 대형사 위주로 출자한 모양새다. 같은 이유로 올해 글로벌 대형 펀드에만 출자하거나 글로벌 펀드 출자 비중을 늘리려는 연기금 공제회도 많다. 중소형사들의 생존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분명한 건 그래도 시장은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유동성 혹한기를 뚫는 PE가 그 동력이다. 딜이 지연돼도 투자자를 믿고 기다릴 만큼 창업자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 동시에 좋은 매물을 찾고 탄탄한 밸류업 전략을 세워 LP 설득에 성공한 PE만이 딜 클로징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최근 사례를 꼽자면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이하 하일랜드)가 대표적이다. 작년 하반기 국내 식융유 유통업체 비앤비코리아에 프로젝트펀드로 160억원을 투자했고 미국 소재 식품생산·판매법인 풀무원푸즈USA에도 400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서 확보한 소비재 투자 노하우를 활용해 최근 샐러디 딜까지 마무리했다. 새마을금고를 앵커 LP로 확보하면서 350억원을 조달해 유의미한 규모의 샐러디 지분을 인수했다.
사실 딜을 시작한 작년 하반기부터 무산 가능성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소비재는 급변하는 트렌드로 불확실성이 커 LP가 선호하지 않는 데다 유동성도 크게 경색됐던 탓이다.
하일랜드는 예상을 깼다. 샐러디의 강약점을 명확히 파악한 뒤 체계적인 밸류업 계획을 구축하며 창업자와 LP의 신뢰를 얻었다. 우선 국내 1위 샐러드 업체로 시장을 선도해온 점을 투자 하이라이트로 삼았다. 수도권에 집중된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채소를 직접 생산한 것을 토대로 향후 다른 재료를 내재화하겠다는 점도 업사이트 포텐셜로 제시해 성장성을 확신시켰다.
전쟁터에서 이기고 돌아온 승자는 높은 훈장을 달고 더 큰 전장을 활보한다. 장고 끝에 딜을 성사시킨 하일랜드도 한층 다져진 경쟁력으로 다음 투자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보릿고개가 길어지면서 중소형 운용사들의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하일랜드를 비롯한 경쟁력 있는 하우스가 실력을 입증해 혹한기를 오히려 터닝포인트로 삼기를. 그래서 다가올 활황기 힘껏 날아오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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