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제어시스템 공급사 '비츠로시스'가 가욋수익을 일부 확보할 전망이다. 실질적 최대주주인 '우수정기' 측에서 과거 획득한 단기 매매 차익분을 되돌려 받게 됐기 때문이다. 사전에 미공개 정보를 파악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한 자본시장법상 위반 행위엔 해당되지 않지만 보다 포괄적 개념의 불공정거래 규제가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비츠로시스는 이달 초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우수정기의 단기 매매차익 발생 사실을 통보받았다. 우수정기가 6개월 이내 단기간 비츠로시스의 주식 등을 사고 팔아 이익을 취했으므로 이 차익분을 다시 돌려받으라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단차 취득금액은 2억3535만원이다. 현재 반환청구를 제기하고 차익 회수를 기다리고 있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약 2년 전 우수정기가 주식 취득 후 매도 발생한 건에 대한 후속 조치인 것으로 안다"며 "예상치 못한 이익분으로 절차에 따라 귀속 처리해 현금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불공정거래의 규제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본시장법 172조 '내부자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에 해당한다. 이는 주권상장법인의 임직원, 주요 주주 등 내부자가 6개월 내 해당 법인의 주식 등을 매매해 이익을 취한 경우 법인이 내부자를 대상으로 이익을 반환토록 청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동법 시행령에 따라 매매가 불가피하거나 매매를 통한 이익 귀속이 정당한 경우만 제외하고 내부자를 대상으로 반환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사안은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와는 무관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내부 중요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매매를 통해 차익을 얻는 것은 자본시장법 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에 해당한다"며 "단차 규정은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의 제재로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와 상관없다"고 말했다.

비츠로시스에 따르면 문제가 된 거래는 2021년으로 추정된다. 당해 12월 우수정기는 보유 지분 135만주를 장외 매도했다. 주당 2053원으로 매매, 총 27억7100만원을 수중에 넣었다. 앞서 2021년 9월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신주 취득 3개월 만이었다. 이 유증에서 우수정기는 신주 69만4445주를 주당 1800원에 매입했다. 두 매매 거래를 단순히 놓고 보면 우수정기는 거래를 통해 1억5000만원 이상의 차익을 확보한 셈이다.

이는 우수정기가 비츠로시스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다. 우수정기는 직전년도인 2020년 SPC(특수목적법인)인 '브이에이치1'을 통해 새롭게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비츠로시스에 70억원의 자금을 신규 수혈하며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우수에이앤디→우수정기→브이에이치1→비츠로시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비츠로시스는 회수 자금을 사업 밑천으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2020년 10월 회생절차 종결 후 비즈니스 역량 및 영업 실적 회복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사업 전개를 위한 종잣돈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 자금은 추후 회계상으론 잡이익 등 기타수익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비츠로시스는 앞서 대규모 자금도 신규 수혈했다. 지난 13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20억원을 조달했다. 이 유증엔 대주주 우수정기와 브이에이치1이 각각 초과청약을 진행, 총 40억원 가량의 신주 물량을 책임졌다. 수혈 자금은 자동제어시스템 해외인프라 구축, 제품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에 중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