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5: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포티투닷의 외형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임직원 독려 차원에서 2019년부터 지급해오고 있는 스톡옵션의 공정가치가 높아지면서 재무제표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포티투닷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티투닷의 지난해 매출은 33억478만원으로 전년의 4억원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포티투닷에게 매출은 아직 별다른 의미가 없다. 아직 고객사에게 제대로 소프트웨어 제품을 납품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포티투닷은 2019년 3월 설립돼 올해 설립 4주년을 맞았다. R&D(연구개발) 중심인 회사 특성상 아직까지 의미 있는 매출을 내기는 어렵다.

포티투닷은 고객사의 수주를 받아 주문제작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거나 라이선스(사용권)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낸다. 주문제작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때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산정한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나눠 인식한다. 이밖에 고객과 맺은 계약에 따라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제공하는데 해당 사용권을 제공하는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한다.

눈여겨봐야 할 건 영업비용이다. 임직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제반 비용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포티투닷의 임직원 수는 200여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3월 기준 35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현대차그릅 인력의 상당수가 포티투닷에 넘어가는 인력 통합 작업이 이뤄졌다.

여기에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며 경력직 채용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력의 상당 부분이 고급인력인 개발자인 데다 임원급의 영입도 많다보니 특히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포티투닷의 영업비용은 2021년 325억원에서 지난해 595억원으로 8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급여 등 인건비다. 급여는 2021년 136억원에서 지난해 236억원으로 100억원 증가했고 복리후생비 역시 17억원에서 2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인력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여비교통비, 차량유지비, 접대비, 통신비 등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스톡옵션 부여에 따른 주식보상비용의 급격한 증가다. 2021년 9억원에서 지난해 87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포티투닷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지금까지 부여한 주식의 총수를 모두 더하면 50만8400주에 이른다. 행사가격은 500원, 행사 가능기간은 7년이다. 행사 요건은 부여일 이후 2년 이상 회사의 종업원으로 재직한 자로, 2년 경과 시점에서 최초 부여 주식의 50%, 3년 경과 시점에서 나머지 50%를 행사 가능하도록 했다. 부여 방법은 신주 발행, 자기주식 교부 및 차액보상 중 회사가 선택하도록 했다.

지난해 주식보상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스톡옵션의 공정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가치에 주식 수량을 곱한 값이 주식보상비용으로 처리된다. 포티투닷은 무위험 이자율, 기대 행사기간, 예상 주가 변동성 등을 통해 공정가치를 책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투자 여력이 늘어난 건 물론 사업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부여된 스톡옵션의 공정가치가 높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9년 7월 부여된 스톡옵션 1차분의 경우 1주당 공정가치가 1만873원이었는데 지난해 부여된 6차분 스탁옵션의 공정가치는 1주당 12만8614원에 이르렀다. 다만 주식보상비용은 실제로 나가는 돈은 아니고 회계상 비용이다.

급여, 복리후생비, 주식보상비용을 더한 인건비는 2020년 77억원에서 지난해 35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33억원의 10배가 넘는 돈이 인건비로 지급됐다.

영업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업손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62억원으로 전년 321억원에서 75% 증가했다. 2020년 영업손실은 205억원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기존 송창현 사장이 보유한 지분 36.19%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투입된 자금은 4772억원, 인수 이후 지분율은 현대차 55.90%, 기아 37.27%로 둘이 더해 93.17%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포티투닷 인수 이후 TaaS본부와 에어스(AIRS)컴퍼니의 일부 기능을 포티투닷으로 이전하는 등 조직 통합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부터 상당수의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인력들이 포티투닷으로 소속을 옮기면서 조직이 매우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