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수천개 와인병, "이제는 와인도 ESG 시대" 금양인터, 지속가능 친환경 와이너리와 긴밀한 협력·와인 9종 소개
서하나 기자공개 2023-04-24 07:48:5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만가지에 이르는 와인의 종류만큼 와인병의 색상과 디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워지는 이 와인병들이 실은 모두 땅에 버려져 매립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소주병 재활용에 치중된 국내 유리 재활용 시장 구조상 와인병은 재활용이 어렵다.정부기관과 대기업뿐 아니라 제조업계 전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다. 전 세계 와이너리들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함을 인지하고 지속가능한 와이너리, 친환경적인 와인들을 생산하며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에선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이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단순히 맛과 품종뿐 아니라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와인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와이너리 운영사와 한층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포부다.
2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금양인터내셔날의 주최로 친환경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그린 와인' 품목들을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 모인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병이 분해되기까지 최소 100만년이 걸린다는 이야기에 조용히 들고 있던 와인잔을 내려놨다. '하하호호' 와인을 즐기기엔 다소 무거운 내용이자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었다.
이어진 프랑스, 칠레,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적인 와이너리들의 범지구적 친환경 움직임에 관한 이야기는 마음을 한결 가볍게 했다. 유기농 포도 재배 등 친환경 와인 양조법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설비, 부자재 사용 등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지속가능한 와인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에게 익숙한 1865 와인을 만드는 칠레 산 페드로(San Pedro) 와이너리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포도를 수확해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이다. 시간 당 100만 와트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는 3200가구가 사용하는 전기 및 열 에너지의 60%에 해당한다.
칠레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콘차이토로(Concha Y Toro)는 기획부터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그란 레세르바(Gran Reserva)' 와인을 선보였다. 평균 사용량보다 22% 이상 절약한 수자원, 태양열 사용, 비건 인증, 지속가능한 B 코퍼레이션을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 워싱턴 최대 와인그룹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독특하게 '살몬 세이프(SALMON-SAFE)' 인증을 획득했다. 살몬 세이프는 말 그대로, 연어도 살 수 있는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포도원 인증 모델을 말한다. 유럽 표준을 모델로 한 LIVE(Low Input Viticulture and Enology)와 협력해 수질 보호, 포도밭 내 토착 생물 다양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부자재에 힘을 쏟고 있는 와이너리도 있다. 바로 호주의 브라운 브라더스(Brown Brothers)다. 이미 출시한 와인은 무게가 가벼운 병으로 바꾸고 2023년까지 출시하는 와인병 무게를 24%까지 줄이는 게 목표다. 또 99%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한다.
미국 나파밸리 명가 베린저(Beringer)는 지속 가능한 와인 생산방식으로 인증서를 획득했다. 호주 국보급 와이너리 펜폴즈(Penfolds)도 미래 세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포도 재배 및 와인 양조에 전념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해 국내 와인 매입액은 7044억원 규모로 2년 전인 2020년(3895억원)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도 더 이상 ESG 트렌드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다.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ESG 관련 와인 시장이 움틀 것으로 기대된다.
MZ세대에게 소비란 가치를 증명하는 일종의 표현 수단이다. 이들은 단순히 비싸고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소비를 결정하지 않는다. 제품의 무해성이나 경영인의 도덕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가치를 꼼꼼히 살핀다.
MZ세대는 소비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는 현재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낭비하거나 희생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과 자원을 소중히 다루고 이런 행위가 지속가능하도록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 △라파우라 리저브 소비뇽 블랑 △브라운 브라더스 모스카토 로사 △샤토 생 미셸 컬럼비아 밸리 리슬링 △시데랄 △베린저 파운더스 샤르도네 △콘차이토로 그란 레세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트라피체 브로켈 말벡 △트라피체 브로켈 말벡 △펜폴즈 쿠능가 힐 쉬라즈 등 9종을 '그린 피크닉' 제품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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