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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현물출자 명암]본의 아니게 등극한 LH 2대주주의 무게감③현금화 어렵고, 차입 증가세 '예의주시'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26 07:25:23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BIS비율이 13.4%로 떨어지면서 통합산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1조원 현물출자 카드를 꺼내 들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주요 공기업 지분으로 현물출자를 받았다. 실질적인 현금 유입없는 현물출자가 진정한 재무 건전성 개선인지에 대한 논란이 생긴다. 해당 지분의 가치 변동에 따라 미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더벨은 산업은행이 현물출자로 받은 보유 지분의 현황과 경영 방향, 현물출자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정부는 KDB산업은행(산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현물출자하기로 결정했다. 14% 아래로 떨어진 산은의 BIS비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1조원 규모의 LH 주식 현물출자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4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산은의 BIS비율을 끌어내린 한국전력공사(한전)과 달리 LH 실적이 당장 산은의 지분법 수익으로 잡히진 않는다. 그러나 건설·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LH의 공적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차입금 확대 등 앞으로 산은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산은에 1조원 규모의 LH 주식을 현물출자했다. 1차 5650억원, 2차 4350억원이다. 2015년 3월 현물출자했던 1조2000억원과 합치면 모두 2조200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가 이뤄진 셈이다.

2015년 당시 한전 주식 8000억원도 산은에 현물출자됐다. 이때부터 8년간 산은이 32.9%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반면 현물출자 후 산은의 LH 보유 지분율은 9.23%로 정부(87.34%)에 이어 2대 주주다. 한전 현물출자 규모의 2배 이상이지만 지분율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이미 2015년부터 LH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한전 주식을 현물출자로 받은 사례와 이번 LH 현물출자는 다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산은이 충분한 지분율을 보유한 한전은 산은의 지분법 수익 대상에 포함된다. 한전이 지난해 말 24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분율에 따라 산은도 8조원의 순손실을 떠안게 됐다. 그러나 산은의 LH 지분율은 10%도 안 되기 때문에 지분법 수익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추후 LH 지분을 추가로 현물출자 받게 된다면 LH의 재무 상황이 산은에 부담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단기간에 LH 지분을 정리할 수도 없다. 8년간 LH 지분을 보유해온 것처럼 산은은 장기간 LH 지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지분인지라 이를 현금화하기도 어렵다. 또 상장사인 한전과 달리 LH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지분가치를 빠르게 측정해 다른 국책기관으로 현물출자하기도 어렵다.

앞서 2016년 산은은 LH 지분을 한국수출입은행(수은)에 현물출자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두 은행이 LH 지분에 대해 평가한 장부가가 달라 현물출자가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수은이 LH 주식 대신 받은 게 바로 한국항공우주(KAI) 주식이다. 이들은 올해 초 외부에 LH 지분 평가용역을 맡긴 바 있다. 현재 수은은 LH 지분 3.43%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무엇보다 현물출자는 정작 자금력에 도움이 되지 않아 자금 조달 계획을 별도로 세워야 한다. 공기업 주식과 같이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자산은 자본을 키워 BIS비율을 높일 순 있으나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산은은 LH 현물출자로 BIS비율을 회복해 대규모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발행해 자금력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국책은행의 채권 발행이 제한받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정부는 채권시장 악화에 따라 산금채 발행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LH 자체 경영 상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공이 공급하는 아파트도 5000가구 이상에서 미분양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 미분양 급증은 LH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LH 부채 규모는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과 토지 보상 작업에 따라 불가피하게 커진다. 총차입금 규모는 2019년 이후 증가세를 보인다. 2019년 66조2917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2021년 75조2511억원으로 7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79조5671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반년 만에 5.7% 증가해 80조원에 육박했다.

차입금상환능력 지표인 총차입금/EBITDA 역시 3기 신도시 등 정책사업 추진에 따라 18.2배로 2021년(10.9배) 대비 저하됐다. 3기 신도시 사업의 추진과 도시재생사업, 분양형 공공주택 확대로 인해 사업비 지출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감안할 때 차입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했다.
(출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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