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당근책 내건 인텔리안테크, 주가하락 변수 극복할까②'20% 할인율' 무색 주가 급락…대주주, 주식 팔아 30%만 청약 '변수'
윤필호 기자공개 2023-04-27 08:15:23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성안테나 전문기업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이하 인텔리안테크)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공모 흥행을 위해 기준주가에 20% 할인율까지 적용했고, 대주주들은 청약 참여를 위해 일부 보유주식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계획도 세웠다. 다만 유증 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고민이 커졌다.인텔리안테크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유증을 통한 발행 예정 주식수는 154만6000주다. 중궤도(MEO)·저궤도(LEO) 위성통신용 안테나의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 확보가 목적이다. 주주 입장에서 주식가치 희석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텔리안테크는 글로벌 고객사의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야 하는 사업 특성상 급하게 자금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인텔리안테크는 청약 흥행이 필요한 가운데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최대주주인 성상엽 대표와 2대주주인 인텔리안시스템즈 등 주요주주들은 일부 보유주식을 팔고, 그 자금으로 청약에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
성 대표는 32만3264주, 2대주주인 인텔리안시스템즈가 12만209주를 배정 받았지만 이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특히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는 주식담보대출까지 진행하고 있어 여력이 제한됐다.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는 배정 물량의 30%를 청약하기로 했다. 우선 성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193만8975주(지분율 21.1%)에서 25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인텔리안시스템즈도 72만1029주(지분율 7.9%) 중에 7만주를 매각한다. 이를 통해 성 대표는 32만3264주, 인텔리안시스템즈는 12만209주를 각각 배정받을 예정이다. 성 대표의 부인인 이은지씨도 보유주식 6만주 가운데 3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나 청약은 참여하지 않는다.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가 일부 물량만 청약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분 희석은 불가피해졌다. 예정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유증을 진행한다면 성 대표의 지분율은 21.11%에서 16.65%로 떨어지고, 인텔리안시스템즈도 7.85%에서 6.4%로 내려갈 전망이다. 인텔리안테크가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던 당시,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 지분율은 각각 24.44%와 8.26%였다. 하지만 2021년 790억원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 과정을 거치며 꾸준히 희석됐다.
인텔리안테크 관계자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금액이 크고 주담대도 잡혀 있어서 여력이 없었기에 배정 받은 주식의 30%만 들어가기로 했다”며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블록딜을 통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텔리안테크는 청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발행가액도 크게 낮추기로 했다. 우선 예정 발행가액은 기준주가(8만3500원)에 20% 할인율을 적용한 6만4700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유증 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특히 24일 하루만에 주가가 8만17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17.99% 하락하면서, 할인율로 쌓은 이점이 무색해졌다.
인텔리안테크는 주가 급락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증 일정을 살펴보면 5월 23일 1차 발행가액을 정하고, 6월 30일에 최종 확정한다.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최대한 주가를 회복시켜 변수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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