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 Credit]'이중고' SK어드밴스드, 기초체력으로 보릿고개 넘을까원가 부담·수요 감소에 작년 영업적자…신용등급 전망도 A0 S→N 하락
박기수 기자공개 2023-05-02 07:40:05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좌우할 CFO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5: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어드밴스드가 그간 다져온 기초체력으로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작년 석유화학업계 수급조건 악화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보면서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그간 쌓아왔던 재무 체력이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다만 신용도 하락으로 조달 부담이 늘어나 현금흐름 관리 필요성은 늘어날 전망이다.이달 24일 NICE신용평가는 SK어드밴스드의 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0(안정적)에서 A0(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태에서 작년 실적이 악화했고 단기간 내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요인이다. 작년 SK어드밴스드는 영업손실로 1282억원을 기록했다.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가 지분 45%를 보유한 관계회사로 석유화학 제품 중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원료는 프로판 가스로 모회사인 SK가스로부터 들여온다. 프로필렌은 자동차 부품과 수지, 전자 제품류, 섬유 등의 기초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의 대표적인 범용 제품이다.
우선 원재료 가격이 2021년부터 서서히 뛰다가 작년 초 급등했다. 2020년 1톤 당 397달러 수준이었던 프로판 가스는 2021년 648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작년 상반기에는 800달러 초중반까지 뛰었다. 하반기 가격이 소폭 감소했으나 2021년 수준인 600달러선을 유지했다.
반면 프로필렌의 수요는 줄었다. 이는 비단 SK어드밴스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이 겪고 있는 '다운사이클'의 일부다. 중국의 셧다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이후 방역조치 완화로 수급여건이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으나 원가 부담과 중국 내 신증설에 따른 경쟁 고도화 등을 고려하면 '보릿고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닥쳐온 보릿고개에서 관건은 재무관리다. 작년 실적 부진으로 2021년 말 대비 작년 말 기준 재무지표가 일부 악화한 상태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으로 -794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등을 반영한 잉여현금흐름(FCF)은 -1402억원을 기록했다. 예정돼있던 CAPEX 지출과 자회사 '울산PP'로의 증자 대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실제 작년 말 부채비율은 97.6%로 2021년 말 64.7%보다 32.9%포인트 높아졌다. OCF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외부 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결과 총차입금 역시 작년 말 3367억원으로 2021년 말 2034억원보다 65.5% 늘어났다.
차입금 규모가 커지고 작년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늘어난 상태다. 작년 SK어드밴스드의 이자비용은 99억원으로 2021년 53억원보다 87% 늘어났다.
올해도 대규모 현금유출 이벤트가 있다. SK어드밴스드는 폴리미래와 합작으로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울산피피'를 합작 설립했다. 울산피피는 작년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SK어드밴스드는 4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중 200억원이 올해 상반기 투입된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지만 믿을 구석은 있다. 우선 지금까지 다져왔던 SK어드밴스드의 재무 체력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00% 미만 수준이고 순차입금의존도도 26.6% 수준이다.
모회사 SK가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SK어드밴스드와 달리 SK가스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8조662억원, 영업이익 3905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NICE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SK가스로부터 원재료를 전량 매입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급여건 저하 및 실적 악화에 따라 매입채무 지급기일 연장협의 등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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