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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웨이브, 제2의 '약한영웅'·'피의게임' 찾는 이유 동종 장르 대비 높은 효율성…ARPU 높은 美 시장 선공략, 단기 턴어라운드는 어려워

이장준 기자공개 2023-04-26 14:01:0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한 영웅과 피의 게임은 웨이브에 정말 소중한 콘텐츠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사진)는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두 작품을 꼽은 이유는 비용 효율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글로벌 플랫폼들도 투자 규모를 줄이는 만큼 콘텐츠웨이브라고 예외는 아니다. 올해에는 '타율'이 높은 작품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신 미국 등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높은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가입자를 늘리려 한다. 당장 턴어라운드는 어렵더라도 충분히 플랫폼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기 적자에도 글로벌 확장 본격화…비용 효율성 살린 투자 기조 전환

콘텐츠웨이브는 25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2' 간담회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영화('데드맨', '용감한 시민'), 오리지널 시리즈('박하경 여행기', '거래'), 해외시리즈(HBO MAX 'Love & Death' 등) 순서대로 시연을 진행하고 출연진이나 감독을 대상으로 Q&A를 진행했다.

이태현 대표도 행사 말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주된 질문은 콘텐츠웨이브의 '수익성'을 향했다.

지난해 콘텐츠웨이브는 연결 기준 273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1년 전 2301억원과 비교해 18.8%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을 맞고 여전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난립하는 만큼 투자 금액 대비 매출 성장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217억원에 달했다. 2021년 558억원 손실과 비교해 2배가 살짝 넘는 수준이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1년 새 664억원에서 1351억원으로 커졌다.

다만 이 대표는 단기간 내에 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장 1~2년 안에 턴어라운드를 생각하지 않고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어렵다고 본다"며 "작년 말 미국 코코와(KOKOWA)를 인수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숫자를 '푸른색'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미주지역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는 현재 100만명 미만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이를 통해 북미를 넘어 남미와 유럽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약 3년에 걸쳐 지금의 2~4배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면 밸류에이션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표는 "가입자 분포를 봤을 때 한인보다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 커뮤니티에 충분히 성장할 룸이 있다"며 "특히 ARPU가 높은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그다음으로 중동이나 아시아 시장을 보는데 ARPU가 높지 않아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등 모델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투자 전략에도 관심이 쏠렸다. 콘텐츠웨이브가 간담회를 연 날 공교롭게도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25억달러(3조원) 이상의 한국 콘텐츠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만나면서 이뤄진 내용이다.

다만 콘텐츠웨이브는 넷플릭스의 투자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내 제작 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자본이 들어와야 시장이 만들어지는데 글로벌 플랫폼이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투자한다는 건 이 나라의 산업이 살아나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며 "물론 플레이어가 많아 적자가 예상한 것보다 많이 나긴 했지만 좋은 스토리를 비용 효율화(cost effective)해 만드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가입자 견인 이끈 '피의 게임2'에 거는 기대…영화·시리즈 기대작도 소개

이 대표는 비용 효율적으로 접근해 성공한 케이스로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 영웅'과 예능 '피의 게임'을 꼽았다. 약한 영웅은 작년 11월 공개 후 OTT 화제성 4주 연속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높은 화제성에 힘입어 지난해 웨이브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유료가입자를 견인한 바 있다.

이번에 후속작을 공개하는 피의 게임 역시 웨이브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21년 공개 당시 웨이브 역대 오리지널 예능 중 가장 높은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수치를 기록한 대표 흥행 지식재산권(IP)이다.

특히 피의 게임2는 시즌 1에서 MBC와 동시 공개한 것과 달리 웨이브 단독 공개로 방향을 바꿨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현정완 MBC PD는 "처음 기획할 때 시즌1의 반전 요소와 같은 장점은 살리고 부족했던 게임적 요소는 보완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로케이션도 발리로 정했다"며 "수위도 (지상파) 방송에서 보여줄 수 없는 정도로 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피의 게임2 출연진

콘텐츠웨이브는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웨이브만의 독점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 역시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나혼자산다' 등 20~30년간 사랑받아 온 주주들의 프로그램은 웨이브의 필수재"라며 "이외에 누가 하지 않은 이야기, 제작 방식, 포맷이 필요했기에 피의 게임과 같은 콘텐츠가 소중하다"고 밝혔다.

이날 콘텐츠웨이브는 올해 선보일 대표 영화, 드라마 등도 함께 공개했다.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는 배우 이나영과 주연으로 출연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든 이종필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일본 NTT도코모의 OTT 서비스 '레미노'와 웨이브 아메리카의 코코와를 통해 한미일 동시 공개를 확정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콘텐츠웨이브 자회사 스튜디오웨이브가 기획한 영화 '데드맨'은 배우 조진웅, 김희애 등이 출연한다. 올 하반기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고 웨이브에 공개될 예정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용감한 시민'을 제작한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배급사가 영화 제작을 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웨이브가 기회를 많이 베풀었다"며 "영화산업과 OTT가 크로스오버하는 상황이 열리고 신인 감독들이 데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대규모 콘텐츠 월정액(SVOD) 독점 계약을 체결한 HBO 등 해외 시리즈도 여럿 선보일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올슨 주연의 '러브&데스(Love&Death)'나 호주판 '더글로리'로 통하는 NBCU의 하이틴 드라마 '배드 비해이비어 (Bad Behaviour)'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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