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공시대상기업집단]고려HC, '동남아 최강자' 고려해운의 힘영업만으로 자산 급증...동일인은 박정석 고려해운·고려HC 대표이사 회장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27 08:16:43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에이치씨(HC)그룹이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2021년 말 3조8200억원이던 공정자산이 1년 만에 6조1000억원으로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신규법인 설립이나 M&A 없이 자체 영업만으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다른 그룹들과 차별화된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고려HC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약 6조1000억원, 자산 순위는 69위다. 공정위는 고려HC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유를 '고려해운 및 고려HC의 당기순이익 증가로 인한 자산 증가'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실적이 좋아 돈이 쌓이면서 순위가 올랐다는 얘기다. 고려HC는 그룹의 지주사이자 고려해운의 최대주주로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이 고려해운 지분 보유에 따른 지분법이익이다. 사실상 온전히 고려해운 덕분이라는 의미다.
1954년 창립된 고려해운은 동남아 노선에 주력하고 있는 컨테이너선사다. 주요 운항노선은 한국~일본, 한국~중국, 한국~동남아 등이다. 지난해 기준 보유 선박의 운항능력은 14만9699TEU로 글로벌 순위는 14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운항능력의 60~70%가 동남아 노선이다.
동남아 노선에 힘입어 고려해운은 지난해까지 무려 37년 연속 영업 흑자를 달성해왔다. 해운업계가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지만 고려해운에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였다. 2011년 처음 1조원을 돌파한 매출이 10년 만에 두 배가 됐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의 성장세는 말 그대로 놀라운 수준이다. 2019년 45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0년 1623억원으로 급증했고 이듬해는 또다시 1조4577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무려 1조7918억원에 이르렀다. 이전 수십년 동안 영업이익이 적게는 수십억원, 많으면 수백억원이었는데 몇 년 사이 갑자기 단위가 조단위로 바뀐 셈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2019년 369억원이던 순이익은 2020년 1545억원, 2021년 1조4526억원, 지난해 1조858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유는 코로나19에서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상운임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고려해운은 2018년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다른 근해상선과의 통합 없이 '마이웨이'를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됐다. 통합에 뒤따르는 노선 감축 없이 호황의 수혜를 오롯이 누릴 수 있었다.
고려해운은 그렇지 않아도 꾸준한 실적을 내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부채비율도 100% 안쪽으로 관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순이익이 이익잉여금으로 축적돼 자본총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고려해운의 자본총계는 2021년 말 1조9591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 620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자산 증가도 뒤따랐다.
고려해운 실적과 직결되는 고려HC 실적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순이익이 2019년 105억원에서 지난해 7447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 역시 급증했다.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이 고려HC와 고려해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및 신고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된다.
기업집단 동일인(총수)는 박정석 회장이다. 박정석 회장은 고려해운과 고려HC의 대표이사를 모두 맡고 있다. 고려해운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려해운의 최대주주인 고려HC의 지분은 24.7%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다만 창업주 일가는 아니다. 고려해운 지배구조는 다른 기업과 다른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창업주 일가와 전문경영인 일가로 지배력이 양분돼 있다. 창업주 일가인 이동혁 전 회장은 고려해운 지분 40.87%를 보유해 고려HC에 이은 2대주주에 올라있다.
고려HC는 전문경영인 쪽이 설립한 회사다. 2012년 12월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현물출자해 세웠다. 1대 전문경영인인 박현규 전 사장의 두 아들인 박정석 회장과 박주석 이사가 각각 지분을 24.7%, 23.8%씩 보유 중이다. 이들은 고려HC가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지분율 변화 없이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톱티어 부족한 '비은행'…전략 마련 고심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제2의 '베트남' 찾을 수 있을까
- 미국 증권사 인수한 한화생명…자산운용 시너지 겨냥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높은 주가 상승률…'의지'가 '타이밍'을 만나면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불리한 출발선…'내실'은 챙겼다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연착륙' 끝났다…'연말 인사'에 쏠리는 시선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후반전 시작, 남은 과제는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균형점은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결과'로 말한다, 달랐던 시장 반응
- [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한화생명, 본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이상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