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지금]현대차·기아 매출 '독립선언', 왜 지금일까①20년째 매출액 70%가 현대·기아차…전기차 시대 타고 달라진 해외수주 지표
허인혜 기자공개 2023-04-28 07:39:55
[편집자주]
현대모비스가 오랜 기간 풀지 못한 숙제는 현대차·기아 매출 의존도다. 전체 매출액의 70%가 넘는다. 보쉬·덴소와 같은 글로벌 부품사를 꿈꾸는 현대모비스에게는 약점으로 꼽힌다. 20년간 풀지 못했던 난제가 최근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완성차 부품 시장이 전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이 현대모비스의 달라진 위상과 해외 수주를 늘린 배경, 기술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5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가장 긴 시간 공을 들였지만 타파하지 못한 난제는 현대차·기아 매출 의존도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기아의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완성차 업체로 고객사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차와 기아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현대모비스를 책임지고 있다.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의존도 낮추기 과업의 고삐를 재차 당겼다. 긴 시간 염원해온 꿈이지만 이번에는 전과 다르다. 해외 수주에 나선 이후 20년 만에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해서다. 전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상승세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모비스'로 정체성 바꾸며 의존도 심화
현대모비스의 매출 7할은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에서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2009년부터 주요 매출처의 비중을 공시했는데 이때 역시 현대차와 기아의 비중이 70%를 넘겼다. 2000년대 초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하면 매출 비중이 70% 이상으로 고착화된 기간이 20년에 육박한다.
현대모비스가 처음부터 완성차 부품만 생산해온 건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컨테이너와 자기부상열차를 팔았던 1990년대만 해도 철도와 공작기계, 산업기계, 환경설비 등 완성차 외에 다른 포트폴리오가 많았다. 하수 처리와 프레스도 현대모비스가 생산하던 제품 중 하나였다.
차량용 제품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된 건 2003년부터다. 환경설비 매출이 일부 남아있었지만 차량용 부품 매출과 비교할 바가 못됐다. 모빌리티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으로 이때 현대정공이던 이름도 현대모비스가 됐다. 2006년부터는 부품사업과 모듈사업 부문만 남았다.

제품이 줄며 효율성이 높아지고 정체성도 뚜렷해졌지만 그만큼 완성차 기업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에 기대는 매출 비중이 굳어졌다. 안정적인 매출처가 있는 건 긍정적인 일이었지만 거래 기업이 계열사에 한정된 점은 양날의 검이다.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꾸준히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 비중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워왔다. 최근에는 해외수주 목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진짜 '독립선언'에 나서고 있다. 왜 지금이 현대모비스에게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출 최적의 조건일까.
◇해외 완성차·부품사 '우정' 못 넘어온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완성차 기업을 꾸준히 두드려왔지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GM, 토요타, 닛산 등을 노크했고 실제 수주도 여럿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GM, 스텔란티스, BYD 등이 고객사다.
GM에는 주차브레이크와 중앙통합스위치(ICS)를, BMW와 폴크스바겐에는 램프를, 다임러에는 지능형배터리센서(IBS) 등을 제공했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납품한다는 자체에 의미를 뒀을 뿐 매출 기여도는 높지 못했다.
해외 부품사들이 완성차 기업과 이미 공고한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2000년대부터 매출처를 늘리기 위해서는 해외 완성차 업계와 부품사 사이의 틈을 찾아내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현대모비스가 완성차 부품에만 집중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자동차 부품시장의 톱 티어인 독일의 보쉬가 설립된 때가 1886년이고 일본의 덴소도 1950년대 이전에 문을 열었다.
또 완성차 기업이 부품을 제공받으려면 기술을 일부 공개해야 하는데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게 약점이 됐다. BMW, 폴크스바겐 등이 현대모비스의 모듈을 포기하고 자체 개발에 나섰던 이유도 그때문이다.

◇전기차 시대, 전복된 부품시장…현대모비스 해외 수주 '껑충'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재편되는 지금이 현대모비스에게는 기회다. 필요한 부품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시장이 전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기차 성장으로 부품사들이 완성차 기업뿐 아니라 IT 기업 등도 고객사로 맞는 추세다. 현대모비스도 보쉬나 덴소와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된 셈이다.
이전에는 규모에서 크게 밀렸다면 최근에는 체급도 차이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6월 글로벌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한 글로벌 100대 부품사 순위에서 현대모비스는 6위에 랭크됐다.
1위와 2위는 부동의 보쉬와 덴소였는데 달라진 점은 현대모비스의 순위다. 2017년부터 5년간 7위에 머물렀던 현대모비스의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배경으로 세계적인 전동화 추세를 들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해외 매출액은 최근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46억5000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인 2021년 수주 실적이 21억1천만달러였는데 85.3%가 성장한 셈이다. 역대 최대다.

전장사업의 매출 기여도도 20%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매출 기여도는 22.68%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3조3269억원으로 전년대비 76.4%가 늘었다. 다른 부문에서도 전동화 관련 부품이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기여도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만 해도 모듈과 부품 부문에서 전동화 부품의 비중은 7%에 그쳤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해외 완성차 대상 수주 목표를 53억6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전년 대비 15.27%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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