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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사태 후폭풍]회사채 준비중인 삼천리, 투심에 미칠 영향은"주가급락, 채권에 미칠 영향 제한적일것"…지난해 최대실적으로 펀더멘탈 공고한 편

강철 기자공개 2023-05-02 10:38:4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의 도시가스 사업자인 삼천리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를 통해 쏟아진 매물로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다음달로 예정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자금조달과 주가가 별개의 영역인 점을 거론하며 회사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리가 지난해 달성한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크레딧 스프레드를 빠르게 축소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역대급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가 일주일만에 4분의 1 토막

삼천리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영업일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27일 종가도 전일 대비 27% 하락한 12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 결과 4월 20일 50만2000원이던 주가는 불과 일주일만에 4분의 1토막이 났다.

삼천리 외에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타, ㈜세방,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등도 유례없는 주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지난 3거래일 사이 이들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만 약 7조~8조원이 증발했다.

업계에선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매물로 인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는 주가 조작 세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내부 감찰 조직을 통해 하한가가 속출하는 과정에서 이상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액결제거래(CFD)를 교묘하게 이용한 작전 세력의 주가 조작이 명확해 보인다"며 "다우데이타처럼 오너가 작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종목은 앞으로도 적잖은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천리 주가 추이 <출처 : 네이버>

◇회사채 발행 앞두고 변수 등장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한 해당 기업들은 주가 정상화를 위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주가가 실적과 재무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아니기는 하나 비정상적인 주가 변동으로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의 주가 관리를 담당하는 실무진은 요 며칠 사이 쇄도하는 문의 전화를 받느라 쉴 틈이 없다고 들었다"며 "금일 하락폭을 크게 줄인 하림지주, ㈜세방, 다올투자증권 등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천리는 주가와 더불어 다음달로 예정한 회사채 발행 일정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대표 주관사단을 통해 이번 사태가 회사채 수요예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파악했다. 몇몇 기관에는 직접 투자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주가와는 별개의 영역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회사채 수요예측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발행 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약이 생길 수는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 모집 자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오랜만에 회사채 발행을 앞둔 상황에서 공교롭게 이번 사태가 터진 점은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증권신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해결했는지에 대한 질의를 받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관 투자자 잇단 NDR 요청

시장은 회사채 수급이 기업의 펀더멘탈과 크레딧 스프레드에 의해 좌우되는 점을 거론하며 주가 급락이 수요예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국내 톱티어 도시가스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한 만큼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연기금을 위시한 다수의 국내외 기관 투자자가 이번 사태에 개의치 않고 삼천리와 주관사단에 투자설명회(NDR)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NDR을 요청한 한 아시아계 은행은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도시가스 업황과 꾸준한 실적 증대에 대한 기대감 덕분인지 작년 말 160bp까지 벌어졌던 3년물 국고채와 삼천리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최근 65bp까지 좁혀졌다"며 "5월 회사채 차환 이슈가 아니라면 굳이 직접조달에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로 현금성 자산도 풍부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달 실무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변수는 주가가 아닌 향후 기준금리 흐름일 것"이라며 "미국이 다음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 올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를 감안해 발행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천리는 지난해 매출액 5조7891억원, 영업이익 912억원, 순이익 667억원을 기록했다. 호의적인 업황을 바탕으로 1966년 법인 설립 후 사상 최대인 6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인 AA+ 등급 발행사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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