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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컬리, '자본잠식·부채' 두 토끼 잡은 RCPS 활용법①IPO 채비 상환우선주 등 보통주 전환, '자본·재무' 건전성 확보

박규석 기자공개 2023-05-08 09:01:40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 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6: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사전 준비 과정을 거친다. 경영 계획과 더불어 재무와 자본건전성, 지배구조 등을 재정비한다. 기업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한 체질 개선에 주안점을 둔다.

유가증권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 역시 관련 채비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자본잠식 탈피와 부채 축소, 수익성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비록 국내외 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상장 일정을 연기하기는 했지만 재무건전성 등 상장사에 걸맞은 형태를 갖춘다는 목표는 지속 유지 중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연기된 IPO

컬리는 지난 2014년 12월 김슬아 대표가 설립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스타트업이다. 사실상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처음으로 체계화한 만큼 창업과 동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2019년 창업 5년 만에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사업에 선정됐고 2021년 7월에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에 등극했다.

유니콘 반열에 오른 컬리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IPO를 추진했다. 한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컬리는 2022년 3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국내 상장을 추진했다.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 등을 선정했고 같은 해 8월22일에 상장예비심사 통과했다.


심사승인 유지 기간이 6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컬리의 상장은 늦어도 올해 2월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 1월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 연기를 공식화했다. 향후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는 게 컬리의 입장이다.

상장이 연기되면서 공모자금의 유입 등 대규모 조달은 어렵게 됐지만 기존에 계획했던 신사업은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운영자금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는 게 골자로 2022년 말 개별 기준 현금성자산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1818억원 규모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새벽배송 시장 내 확고한 지배력 등을 고려할 경우 추가적인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도 고려할 수있는 상황이다.

신사업의 방향성은 물류 인프라 확대와 테크 관련 전문가 확보다.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대의 일환으로 물류 역량과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특히 물류 네트워크의 경우 전국단위 인프라를 구축해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RCPS·CPS 매직 '자본·재무' 안정화

유가증권 진입을 위한 컬리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가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자본과 재무건전성이 눈에 띄게 안정화된 만큼 기업의 내실 측면에서는 기존보다 강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실제 컬리는 지난 2021년 말에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2020년까지만 해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5289억원이었으며 당시 자본금은 6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컬리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이듬해 각각 35억원과 1162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게 됐다. 2022년 말 기준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38억원과 1870억원이다.

컬리가 단기간에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우선주(CPS)가 있다. 2021년에 상장을 준비하면서 RCPS 등을 전부 보통주로 전환했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자본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RCPS와 CPS에서 각각 3188억원과 1조5939억원이 발생했다.


1조9127억원 규모의 자금은 각각 자본금과 자본잉여금형태로 전환됐다. 자본금으로는 28억원이 유입됐고 나머지는 주식발행초과금으로 분류됐다. 다만 결손금 1조8270억원의 영향으로 2021년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 자체는 1162억원에 머물러야 했다.

RCPS 등의 보통주 전환으로 컬리는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누렸다. '당기손익-공정가치평가금융부채'로 분류됐던 RCPS 등이 자본의 형태로 바뀌면서 부채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20년 말 기준 1조875억원에 달했던 컬리의 부채는 이듬해 5487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1년 새 약 50%가 축소된 수치다.

컬리가 과거 RCPS 등이 많았던 이유는 비상장기업 투자에 관련 주식이 자주 활용되기 때문이다. RCPS나 CPS는 교환할 수 있거나(Redeemable) 전환 가능한(Convertible) 우선주(Preference Shares)를 의미한다. 투자자가 상환권을 갖기 때문에 보통주 투자보다 리스크가 적은 게 특징이다.

컬리 관계자는 "상장은 연기했지만 계획 중인 신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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