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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배당정책 바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기대수익은배당기준, 현금흐름 대신 실적으로…현대차에서만 2배 이상 기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3-05-08 07:19:14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6: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배당정책을 수립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온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배당정책 정비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배당 기준이 현금흐름에서 실적으로 바뀌는 등 배당금 변화가 예상된다.

배당금은 오너 경영인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당 기대수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배당, 현금 대신 실적으로·규모는 늘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배당정책 변화의 핵심은 배당의 재원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배당금을 잉여현금흐름(FCF)에서 가져왔는데 새 정책 이후로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현대차는 4월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서 FCF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해 왔는데 앞으로는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을 배당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배당 횟수는 기존 반기에서 분기별로 확대한다.


앞서 현대모비스도 2022년 2월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하며 배당정책의 기준을 FCF에서 배당성향으로 변경했다.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배당성향은 20~30% 수준(지분법이익제외 순이익 기준)이다. 2월 발표한 올해 연간 배당정책 시행안에서도 배당성향 20~30%와 중간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기아와 현대글로비스는 배당성향의 폭을 넓히는 방향을 택했다. 기아는 2022년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배당성향의 범위를 기존의 25~30%에서 2022년 이후 20~35%로 변경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실적과 무관하게 전년대비 무조건 배당금을 늘리는 정책을 택했다. 올해 1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3개년 계획을 밝혔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전년도 주당배당금(Dividends Per Share) 대비 5~50%씩을 인상한다는 목표다. 하한선이 5%로 만약 실적이 전년대비 줄어도 배당금은 늘어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배당정책 변경의 배경으로 주주환원 강화를 들었다. 특히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아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실적, 전년 배당금 기준의 배당정책을 수립하면 기존 현금흐름 대비 주주들이 쉽게 배당금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의선 회장 배당금 수령 규모는

배당정책을 강화한 계열사들은 모두 정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이 20.0%, 현대차가 2.62%, 기아가 1.47%, 현대모비스가 0.32%다.

지난해 연말결산 배당을 참고하면 올해 정 회장의 예상 배당금도 예측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배당정책 재정비가 지난해부터 이뤄진 만큼 작년말 결산배당에는 현대차를 뺀 나머지 계열사들의 새 배당정책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 총액은 1000억원을 웃돈다. 이중 현대글로비스에서 받은 배당금 추정치는 약 427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다. 현대차에서 정 회장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392억원, 기아는 247억원이다. 현대오토에버에서도 2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부터 배당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단순 당기순이익이 아닌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을 활용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9836억원이었는데 현대차는 종속회사 지분 등을 감안한 지배주주 당기순이익 7조4000억원을 배당재원으로 반영한 표를 제시한 바 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4194억원으로 이중 현대차가 배당재원으로 지목한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3조3115억원 수준이다. 전년 1조7043억원과 비교하면 94.3%가 늘었다.

현대차가 2분기까지 견조한 실적을 전망했고 에프앤가이드 등도 올 한해 최대 실적을 예고한 바 있다. 1분기 실적이 연중 이어질 것을 가정하면 1분기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인 3조3115억원이 곧 최대 배당 목표치인 25%다.

연간 정 회장의 지분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현대차에서만 약 868억원을 받는다. FCF 기준이었던 전년 대비 2.21%를 더 받는 셈이다.


◇'역대급 실적' 예고된 기아·현대모비스, '무조건 더 주는' 현대글로비스

기아와 현대모비스는 이미 순이익 기준 배당정책을 활용하고 있어 연간 실적이 배당금의 키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아의 배당성향은 25.9%다. 기아는 올해 영업이익과 이익률을 각각 28.6%, 1.2%포인트(P)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모비스도 2023년 대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배당정책 개정 이후에도 FCF를 활용했을 때와 비교해 큰 폭의 차이는 없었다. 배당금 총액이 5년간 3600억~3800억원을 유지해서다. 올해 중국 등 해외 부품 수주로 실적 개선이 예고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예상 배당금을 전망하기가 더 용이하다. 절대적인 기준이 이미 정해져있어서다. 지난해 연말결산 배당금은 5700원이다. 전년인 2021년 대비 50%를 높였다.

만약 올해도 최대치로 배당금을 확대한다면 주당 8550원의 배당이 기대된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0%로 주당 배당금을 보유 주식수(749만9991주)로 환산하면 약 641억2500만원을 수령한다.

3개년 계획으로 2024년과 2025년 기대수익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치로 계산했을 때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에서 3년간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약 20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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