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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풍향계]웨스팅하우스, 한수원과 분쟁 배경 '매각 전 몸값 불리기'최대주주 브룩필드, 딜클로징 앞두고 몽니…거액 자문료 받은 뒤 회사 처분 목적 해석

신준혁 기자공개 2023-05-11 07:47:3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원자력 발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갑작스레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진출 반대를 선언하고 나선 이면에 '매각 전 몸값 부풀리기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웨스팅하우스의 매각을 앞두고 있는 최대주주 캐나다 브룩필드가 한수원으로부터 '기술자문료'를 받아 자산 가치를 불린 뒤 회사를 팔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CEO는 최근 발데마르 부다 폴란드 개발부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한수원과의 기술 분쟁을 언급했다. 프래그먼 CEO는 이 자리에서 "폴란드에 한국 원전을 짓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폴란드는 법치국가로서 지적재산권(IP)을 침해하는 한국의 기술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관련 내용이 현지 언론에 공개되면서 국내에도 해당 사실이 전해지게 됐다.

그 배경은 '원천 기술'에 있다. 한수원은 1970년대 웨스팅하우스로부터 기술 도움을 받아 지금의 'APR1400' 원전을 만들었다. 원천 기술은 웨스팅하우스에 있긴 하지만 자체적인 기술 개발로 이를 만든 것이란 게 한수원 측 입장이다.

정작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 모델이 자사의 지적재산권(IP)을 침해해 만들어진 원전일뿐이라며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한수원이 40조원의 폴란드 원전 사업을 수주한 직후 있었던 일이다. 프래그먼 CEO의 앞서 언급도 이를 저격하는 내용이다.

국내에선 이를 두고 웨스팅하우스가 매각 전 몸값 부풀리기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브룩필드 비즈니스파트너스가 매각 완료를 반년 가량 앞두고 있는 웨스팅하우스의 기술특허와 영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가치를 부풀릴 수 있는 수단으로 '특허권'을 들고 나왔다는 지적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조만간 한수원에 라이선스를 보유한 일부 특허에 대한 기술 자문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래그먼 CEO의 압박성 발언이 애초 한수원의 폴란드 진출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기술 수수료를 받기 위한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웨스팅하우스는 2009년 당시 UAE에 진출한 한수원에게 특허권 침해를 문제 삼아 거액의 기술자문료를 요구한 바 있다. 한수원은 분쟁이 거세질 분위기를 보이자 웨스팅하우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2009년 이미 자문료를 지불한 만큼 추가적인 비용을 웨스팅하우스에 줄 이유가 없다는 게 한수원 측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웨스팅하우스가 2000억여원에 달하는 기술자문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만약 자금을 수령할 경우 매각을 앞둔 웨스팅하우스의 자산 가치도 단번에 대거 올릴 수 있게 된다.

웨스팅하우스 최대주주인 캐나다 사모펀드 브룩필드 비즈니스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계열사와 캐나다 우라늄 업체 카메코에 지분 44%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카메코의 대주주는 캐나다 최대은행인 로열뱅크오브캐나다. 매각 가격은 부채 약 4조5000억원을 포함한 약 11조원이다.

한수원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웨스팅하우스의 사전 동의 없이 APR1400모델을 폴란드에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폴란드에서 한수원의 원전 발전소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장애물은 없다"고 밝혔다.
<미로슬라브 코왈리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폴란드 이사회 의장(왼쪽부터)과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CEO, 발데마르 부다 폴란드 개발부 장관. 사진=폴랜드 개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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